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달러대비 유로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유럽 수출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전날보다 1% 이상 하락한 유로당 1.0587달러까지 떨어졌다. 장중 한때 1.0557달러까지 밀리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써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하락률은 12.6%에 달한다.
유로화 약세를 이끈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실시다.
지난 6일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는 곧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로 이어졌다.
ECB의 ‘돈 풀기’ 정책도 유로존 경기 회복 분위기를 살렸다. ECB는 지난 9일부터 1조 유로(미화 1조 1000억 달러)규모의 국채매입프로그램을 가동, 양적완화를 본격 실시하며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이날 “유로존 경기 침체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최근 1.5%로 상향조정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가 데이비드 후세이는 “양적완화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에 환상적으로 싼 통화를 주고 있는 것”이라며 “유로화가 완전히 붕괴했다. 이는 수출 주도형 유로존 경제에 좋은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연이은 유로화 가치 급락에 수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상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통화를 해외로 유출하는 수입업계는 위축되고, 외화를 국내로 벌어들이는 수출업계는 호황을 맞는다.
특히 이날 독일 자동차제조업체 BMW와 폭스바겐의 주가가 각각 5%, 4.7%로 오르는 등 자동차관련주가 눈에 띄게 올랐다.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 역시 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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