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한 가운데 요지부동이던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도 이번에는 내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돈을 조달하는 방식이나 비용이 은행과 달라 떨어진 기준금리를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신용융자 이자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반응도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거래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자가 내려갈 경우 투자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신용융자 잔액은 11일 기준 총 6조110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0.4% 증가했다. 2014년 8월 5조원대로 올라선 잔액은 최근 증시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이달 6일 반년 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영향이 컸다. 잔액을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가 2조8791억원, 코스닥은 3조230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말 대비 증가율도 코스닥이 27.4%로 13.1%인 코스피보다 2배 이상 높다.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은 약 16% 상승하며 63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달 들어 한때 635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면 코스피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하며 1970선 초반으로 밀렸다.
현재 주요 증권사가 신용융자 후 3개월까지 단기로 적용하는 이율은 7.5~12% 사이다.
NH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같은 대형사는 최종 환급시점 이율을 대출 전체에 적용하는 소급법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에서 돈을 빌려 15일 이내에 갚으면 이율이 6.5%인 데 비해 석 달이 지난 후부터는 8.7%로 상승한다.
반면 중소형사는 대체로 보유기간마다 이율이 다른 체차법을 쓴다. 역시 상환일이 늦어질수록 금리가 높게 적용된다.
물론 어떤 방식을 택하고 있든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증가할수록 증권사 이자수입도 늘어나는 구조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1%대로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신용융자 이자는 기준금리 변화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 2014년 8, 10월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지만, 당시 이율을 바꾼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정도다.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은 2011년 12월 말 금리를 변경한 후 4년 동안 같은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 수준을 감안할 때 신용융자 이자를 그대로 두기에는 부담이 커 보인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율은 조달비용이나 업무원가, 시장상황을 고려해 산정한다"며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1%대까지 떨어진 만큼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신용융자 인하를 주문할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10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신용융자 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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