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단막극 ‘가만히 있으라’ 착하게 가만히 사는 당신, 행복한가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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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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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K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가만히 있으세요.”

이 안내 방송 하나로 꽃다운 청춘들이 얼마나 많이 수장됐는가?

드라마 스페셜 2015의 포문을 여는 단막극 ‘가만히 있으라’는 그저 묵묵히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는 강력계 형사 박찬수(이문식) 딸(채빈)의 실종과, 찬수와 주변인물들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가만히 산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의 화두를 던진다.

13일 서울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연 PD는 “‘가만히 있으라’는 가족과 유사 가족의 이야기다. 선량하게 살고자했고, 착한 마음으로 살기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선량함만으로는 삶이 구원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찬수 역을 맡은 이문식은 “내가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하면 시대상황과 맞물릴 수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가만히 있으라'는 상당히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하면서 “분노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느냐, 착하게 사는 것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지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문식은 “집사람과 사별하고, 승진도 못 하고, 존경했던 선배는 암에 걸렸고, 사랑하는 딸이 납치 당하는 박찬수를 연기하면서 즐거울 날이 없었다. 나락으로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고된 작업”이었다면서도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회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이라 뿌듯하다”고 했다.

김종연 PD는 사향길에 접어든 단막극의 가치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가만히 있으라’의 러닝 타임은 100분이다. 웬만한 영화에 비견한다. 대본을 본 지인이 ‘제작비 45억은 들겠는데?’라며 농을 치더라”라면서 “작은 예산의 제작비로 한정된 시간에 촬영한다는 것이 고통스럽다. 최선을 위해 다시 찍거나 스케줄을 조정했어야 했는데 그럴 여건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해내고 있는 것은 단막극의 가치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대충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끝까지 그 끈을 놓치 않는 배우를 보면서 도리어 부끄러워질 때도 있었다. 감사하게 보냈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문식은 “단막극을 한편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제작비가 적다고 해서 그것에 맞춰 연기하지 않는다”면서 “일반 드라마가 다룰 수 없는 소재와 깊은 메시지, 여운은 단막극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문식은 “‘가만히 있으라’는 가만히 앉아 보기 힘든 드라마다. 먹먹하고 답답하고 분노가 치미는 드라마”라고 했다.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1의 첫 작품인 ‘가만히 있으라’는 13일 오후 9시 30분부터 100분간 1, 2부가 연속으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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