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시행 앞둔 은행권 '고객 사수' 한판 승부…어느 은행이 가장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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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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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고객 사수’를 위한 은행들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일부 은행은 파격적인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타 은행 고객을 빼앗아 온다는 전략이다. 반면 고객접점 채널이 적은 은행들은 고객을 뺏길까 노심초사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로 인해 다수의 지점을 거느린 은행들이 더욱 유리해질 전망이다.

계좌이동제란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타은행으로 옮길 경우 기존 계좌에 연결된 급여이체나 공과금 등 자동이체 내역들을 별도 신청 없이 이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결제계좌 변경 등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쉽게 주거래 은행을 바꿀 수 없었던 고객들의 이동이 한층 쉬워지게 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고객들은 편의를 위해 지점과 ATM기가 가장 많은 은행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망이다.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1161개(지난해 12월 말 기준)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점에 비례해 ATM기도 9265여개, 예금고객수도 약 2500만명으로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라는 점에서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상황이 이렇자 지점수 994개(고객수 약 2000만명)로 KB국민은행을 뒤쫒고 있는 우리은행은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사수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타 은행 고객까지 빼앗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출시한 ‘우리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는 계좌이동제를 겨냥한 상품이다. 우대 혜택을 받기 위한 등급별 조건을 단순화해 충성 고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주거래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당·타행 수수료 월 최대 15회까지 면제받을 수 있으며, 금융권 최초로 무제한 이월제를 도입했다.

우리은행을 바짝 뒤쫒고 있는 신한은행(점포수 895개)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고객 사수를 위한 상품과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하나·외환·기업 및 SC·씨티은행 등은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들 은행은 국민·우리·신한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점수가 적기 때문에 계좌이동제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각각 1000만명 안팎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 은행은 기존 고객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지점수 역시 기업은행 638개, 하나은행 603개로 국민·우리·신한은행의 60% 정도 수준이며, ATM기는 약 30%에 불과하다. 특히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가 279개, 134개로 지점수 경쟁에서 현저하게 열악한 환경이어서 계좌이동제로 인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의 고객을 뺏어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존 고객을 어떻게 사수하느냐부터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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