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성전자의 변화, 그리고 '2시간여의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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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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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그동안 주주총회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의안 상정부터 동의와 재청에 이르는 과정은 '원안 통과'를 원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로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당연히 그렇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13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이는 주총이 시작되기전부터 감지됐다.

주총 시작을 앞두고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주총장 단상에 들어가기 앞서 일일이 주총장을 방문한 주주들을 맞이하고 담소를 나눴다. 또한 주총장 단상 역시 각 사업부문 대표들이 주주들과 마주볼수 있도록 좌석이 배치됐다.

지금껏 가본 주총장에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난 생각해보았지만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근엄한 표정의 경영진들은 주주들과 항상 거리를 두었던 모습이 선하다.

무슨일인가 싶어 물어보니, 주주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주총이 시작된 이후에도 다소 어색하기는 했지만 삼성전자 나름의 '소통'은 지속됐다.

특히 각 부문 수장들이 나와 경영 현황에 대한 발표를 이어가고 질문까지 받으려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주총 안건이 상정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예전이라면 별다른 이견없이 통과됐던 의안들도 이날 주총에서만큼은 달랐다. 안건 상정때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소액주주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의장을 맡은 권 부회장은 몇명의 소액주주와 실랑이를 벌일 정도로 진땀을 흘렸을 정도다.

한 소액주주는 대여섯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며 날 선 질문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 역시 돌발 질문을 통해 회사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권 부회장도 다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가능한 선에서 차분히 답변을 이어나갔다.

어쨋든 상정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가 이뤄졌다.

9시에 시작한 주총이 끝난 시간은 10시50분. 우여곡절 끝에 이날 주총은 1시간 50분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해만하더라도 1시간도 채 안돼 마무리되며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던 것과는 달리 훨씬 오랜 시간 진행됐다.

주총 모습을 내내 지켜보고 든 생각은 과연 내년 삼성전자의 주총 모습은 어떨까였다. 분명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총 모습의 변화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다소 진통이 있었고 어색하긴했지만 오늘만큼은 확실히 주주들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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