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직원 6명과 함께 자본금 4000만원으로 시작한 무선호출기(삐삐) 제조업체였다.
1997년 휴대폰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98년 모토로라에서 1500만 달러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
2001년 팬택은 매출 규모 1조원의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며 연구개발(R&D) 인력만 650명을 갖춘 휴대폰 제조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2006년 모토로라 휴대폰 ‘레이저’가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팬택은 2007년 4월 자발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기간에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으며,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해 3분기부터 흑자가 났고, 이후 20분기 연속 흑자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2010년에는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인 ‘시리우스’를 포함해 스마트폰 7개 모델을 선보였다.
하지만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강자들이 경쟁을 펼치며 스마트폰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됐고, 기술력보다 브랜드 파워나 자금력으로 승부하는 쪽으로 시장이 바뀌었다.
국내 시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던 팬택은 지난해 초 이동통신 3사의 역대 최장기간의 영업정지와 스마트폰 시장을 얼어붙게 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워크아웃에 이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가운데 현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팬택의 기술력만큼은 인정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새 주인 찾기도 녹록치 않았다.
최근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 컨소시엄이 인수 의향을 보였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하고 3차 매각 공고를 통해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팬택은 50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스마트폰의 생산부터 마케팅·AS까지 전반적인 시스템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국내 IT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살려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로 굳어지는 스마트폰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유지와 소비자의 선택권 차원에서도 팬택의 역할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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