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일반에 개막한 '아트바젤 홍콩'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 부스는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전시장앞에 설치된 권오상과 강형구의 작품때문이다. 몰려든 사람들의 휴대폰세례로 작품들이 몸살을 앓을 정도여서 갤러리관계자는 '감시의 눈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사진을 인화해 만든 독특한 권오상의 조각작품을 신기해하는 관객들이 만져보기까지해 갤러리측은 '펜스'를 쳐야 할 것 같다며 조바심을 냈다. 아트바젤측이 관람객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감을 드러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각 전시장 부스는 '미술품전쟁'보다 '사람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기보다 찍기에 열중이다. 독특한 작품앞에선 모두가 파파라치처럼 휴대폰을 터트리며 기계에 그림을 담기 바빴다.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은 아시아최대 미술품장터다. 올해는 37개국에서 230여 갤러리가 참가해 5000여점이 쏟아졌다. 평면회화와 입체작품은 물론 대형 설치와 미디어작품이 대거 선보여 거대한 비엔날레를 방불케했다.
3월, 시작 특수를 누리는 것일까. 관람객도 판매도 대박분위기다.
아트바젤홍콩은 한국 미술인들을 홍콩으로 집결시켜 눈길을 끌었다. 홍콩 시내거리에는 다른나라에선 보기힘든 한국의 아트투어 버스들이 잇따라 진을 쳤고, 전시장 곳곳에는 한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화랑주들은 물론 비평가, 큐레이터, 미술애호가등 대략 500여명이 왔다는 추산이다.
작품 판매속도도 빨라졌다는 후문이다. 이미 지난 13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열린 VIP 프리뷰는 그 어느때보다도 컬렉터들의 작품 구매결정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아트바젤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계각지에서 날아온 컬렉터들은 작정하고 온듯 리스트를 보이며 한시간만에 작품을 구입해갔다고 밝혔다. 조지 콘도, 제프쿤스, 백남준, 앤디워홀, 야요이 쿠사마. 데미안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서도호 등의 유명 대형 작품들이 수억원~수십억대에 팔려나가고 특히 중국 큰손들은 앤디워홀의 작품을 앞다퉈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트바젤홍콩에 참여한 국내화랑들도 미소를 짓고 있다. 학고재갤러리는 전시 개막전 백남준의 'TV로봇' 작품을 5억5000만원에 캐나다컬렉터에 팔았고,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도 "반응이 좋다"며 웃음꽃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아라리오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리안갤러리, 갤러리 스케이프, PKM갤러리, 국제갤러리 등이 참여했다.
인산인해, '사람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 행사는 1인당 한화 5만원짜리 티켓은 이미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바젤홍콩은 지난해 3일간 행사에만 6만5000명이 다녀갔다.
전시기간 홍콩전역이 미술축제다. 도심 한복판 콘레드호텔에선 아시아호텔아트페어가 열리고 가고시안(루돌프 스팅겔展) 페이스(나라요시토모전)등 뉴욕에서 분점을 낸 유명 갤러리들이 아트바젤홍콩과 연결된 전시가 한창이다. 또 소더비홍콩경매장은 한국의 단색화를 일본의 구타이미술과 함께 집중 소개하고 있다.
세계 최고 야경을 자랑하는 홍콩의 밤은 거대한 미디어쇼도 펼쳐지고 있다. 홍콩에서 최고 높은 빌딩인 ICC에 중국 작가 카오페이의 오락게임같은 미디어아트가 화려한 야경을 더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개막한 아트바젤홍콩은 1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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