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원전 갈등으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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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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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진통’

  • 영덕, 신규 원전 반대 움직임 ‘확산’

설계수명 30년이 끝나고 16일 재가동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월성원전 1호기(오른쪽). [사진 제공=월성원자력본부]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경북 동해안지역이 원자력발전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주에서는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월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 결정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 실제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신규 원전을 유치한 영덕에서는 주민들 간 찬반 갈등이 계속되다가 최근에는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위해 16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으며, 내달 29일까지 45일간 진행된다고 밝혔다.

원전 측은 1호기 정비과정을 민간환경감시기구나 주민단체 등이 참관할 수 있도록 공개하기로 했다. 계획예방정비와 함께 반대 주민들과의 협의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월성 1호기 인근 주민들의 모임인 동경주 대책위원회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계속운전을 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가동 결정 이전부터 원전 주변에서 시작한 집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호기 수명연장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경주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등 타 지역과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지난 10일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철회와 노후 원전 즉각 폐쇄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은 지난 12일 월성원전 1호기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는 이상덕 경주지역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허대만 포항남·울릉 지역위원장 등 5명이 위원을 맡아 월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 철회와 노후 원전 폐쇄를 당국에 촉구할 방침이다.

특위는 탈핵 국회의원모임 등과 연계해 원전 안전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덕 특별위원장은 "안전 검증이 안 되고 주민 의사도 반영되지 않은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결정이 철회될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전 측과 주민 대표들의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협의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한 만큼 월성 1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해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2012년 11월 20일 가동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 12월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을 신청했고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허가를 받았다.

한편, 140만㎾ 원전 4기 추가 건설 예정지로 선정된 영덕에서는 지난 14일 반핵단체들의 원전 건설 반대 집회가 열렸다.

'영덕 천지원전 건설백지화 범군민연대'를 비롯한 반핵단체 회원 등 300여명은 이날 오후 영덕군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원전 건설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번 집회에는 강원 삼척, 전남 영광, 경남 밀양 등지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청정지역인 영덕에 핵발전소 4기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에게는 청정한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덕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백지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행진과 거리 선전전을 벌인 뒤 2시간 30여분 만에 해산했다.

박혜령 영덕 천지원전 건설 백지화 범군민연대 공동대표는 "주민투표를 해서 군민들의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 여론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호적이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정부 지원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토론회나 공청회 등 투명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군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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