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통령 탄핵·비리 척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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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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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가디언 기사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브라질에서 15일(현지시간) 비리 척결과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정부는 시위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자 지난 2013년과 같은 국민저항운동을 촉발하는 자극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자유브라질운동(MBL)' 등 시민·사회단체가 주도, 전국 27개 주(州) 가운데 26개 주에서 170~180만 명이 참가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때문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0%대까지 떨어졌다.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법무부 장관은 호세프 대통령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정부는 대화에 열려있다”며 “선거 운동에 관한 기업 지원 금지를 포함한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브라질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초록색 옷을 입은 시위대는 대형 브라질 국기를 앞세우고 비리 척결, 정치 개혁, 언론자유 보장 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과 호세프 대통령이 소속된 노동자당(PT)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과격·폭력 시위에 대비해 경찰이 시위 현장에 대량 투입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특히 상파울루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에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 때문에 왕복 8차로인 파울리스타 대로의 차량통행이 한동안 완전히 중단됐다.

시위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주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외국에 사는 브라질인도 소규모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브라질 연방검찰은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와 관련, 정치인 수십명과 기업인들을 체포했다. 특히 PT와 함께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정치인이 대거 조사 대상에 올랐다.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의 이사회 의장을 7년간 맡은 전력이 공개돼 파장은 더 커졌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정치권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친 마리나 시우바 전(前) 연방상원의원은 "대통령 탄핵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도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대통령 탄핵은 브라질에 이롭지 않다"며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2013년 6월에도 브라질 전국 주요 도시에서 1992년 이래 최대 규모 시위가 있었다. 발단은 주요 도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었다. 하지만 공직 부패와 열악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에 따른 민생난 등으로 인해 누적된 시민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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