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때 우리가 굉장히 북한보다 어렵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5·16을 쿠데타로 생각하느냐"는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대해 "용어에 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교과서에 쿠데타로 돼 있다"며 재차 정의해달라는 김 의원의 요청에 대해서도 "교과서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규정하는 용어에 대해 굉장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고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과거 언론 기고문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데 대해 "어휘가 사려 깊지 못했고 부적절했고, 그 용어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자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지난 2009년 2월2일 울산대 초빙교수 자격으로 한 일간지에 기고한 '용산 참사, 공권력 확립 계기로 삼자'는 제목의 글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데 대해 이같이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 글은 아무리 아픈 사연이어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지적한 것"이라며 "폭동이란 단어는 적절치 않았다. 대신 전체 글을 읽어봐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언론 기고 등에서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힌 데 대해서는 "당시 사사로운 자연인으로서 의견을 표출한 것"이라며 "국정원 직원이 조직적으로 선거 개입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 생각했고, 국정원 직원도 영혼이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무서운 일을 했을까 하는, 국정원 직원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진전돼 사사로운 의견을 개진한 부분이 사려 깊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드 문제는 주권에 관한 것이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대비하려면 어떤 정책 옵션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책 결정에 관한 소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단지 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판단에 도움되는 모든 대안의 장·단점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이 최근 한 강연에서 '비합의적 통일'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흡수통일론이 나온 자체가 사려 깊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장에 취임하면 바른 정의(定義)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연구하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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