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아무리 세심해도 지나치지 않는 안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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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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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장기영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이따금 술에 취해 밤늦게 귀가한 남편과 이를 나무라는 아내가 다투는 옆집 부부싸움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깰 때가 있다.

하루는 아이가 친구들과 불장난을 하다 화상을 입어 병원에 다녀왔는데 당신은 애 걱정은 안 하고 밖에서 술이나 퍼마시냐는 아내의 잔소리가 들려 왔다.

남편이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집안일까지 일일이 다 신경을 쓰느냐고 받아친 후 몇 차례 더 고성이 오간 뒤에야 부부싸움은 막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박영식 사장이 귀국한지 나흘 만에 인천 송도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곤혹을 치른 대우건설의 모습은 옆집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11일 오후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주상복합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마감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주변을 뒤덮었다.

소방차가 출동한 끝에 불길은 20여분만에 잡혔지만, 자칫 인명 피해나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이날은 대우건설이 기술연구원 내 안전체험실습장 개관 소식을 전하며 안전이 현장 운영의 기본 원칙이라고 밝힌 날이었다.

중동 방문 전 달 주요 협력회사 대표들을 만나 안전경영을 당부했던 박 사장의 주문은 불과 한 달여만에 무색해졌다.

대우건설은 화재 규모가 작아 큰 피해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이나 피해 금액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불이 붙은 아파트의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들썩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차분한 분위기다.

중동 순방의 여독을 푼 박 사장이 두둑한 월급봉투를 안기는 능력 있는 남편이기 이전에 집안의 살림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다정다감한 가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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