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국제유가 하락세를 더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주장이 1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그동안 서방 경제제재로 판로가 막혔던 이란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공급과잉 양상을 보이는 유가 시장에 이란산 원유 수십만 배럴이 더해진다면 국제유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에너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핵 협상 타결로 제재가 해제되면 곧바로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석유부 산하 샤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안에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란 정부 관계자들도 “제재 해제 시 이미 아시아의 주요 수입국들에게 공급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나르 에너지 컨설팅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빈 밀스는 “이란이 판로만 확보한다면 향후 1년 안에 하루 수출량 증가분이 최대 8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휴스턴 선박 항로를 통한 원유 수입 재개와 220만배럴에 달하는 오클라호마 커싱지역 원유재고량의 유입으로 원유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96센트(2.1%) 내린 배럴당 43.8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1.23달러(2.25%) 하락한 배럴당 53.44달에 거래됐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스위스 로잔에서 막후 협상을 이어갔다. 이어 자리프 장관은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주최로 프랑스·독일 외무장관과 핵 문제를 논의하는 등 협상 마무리에 박차를 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