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가장 '핫'한 중국 기업이 마윈(馬雲)의 알리바바라면 혜성처럼 등장한 다크 호스, 반드시 주목해야할 기업은 단연 리허쥔(李河君) 회장의 하너지박막발전그룹(漢能薄膜發電 00566.HK, 이하 하너지)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16일 중국 최대 태양광업체인 하너지의 주가가 6.83 홍콩달러(약 0.9 달러)로 상승 마감, 시가총액 규모가 홍콩거래소(00388 HK)를 넘어섰다고 17일 전했다.
전거래일 기준 하너지의 시총은 2844억 홍콩달러(약 41조3233억원)으로 2015억5500만 홍콩달러(약 30조원)의 홍콩거래소를 크게 앞섰다. 하너지의 전망을 낙관했던 시장 전문가들도 이같은 급성장과 주가 폭등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3월 하너지의 주가는 1홍콩달러(약 0.13달러)에 불과했으며 지난 5일에는 장중 한 때 9.07홍콩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자산관리회사 AMTD(尙乘證券)의 덩성싱(鄧聲興) 자산관리업무 부장은 "하너지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지만 예상치는 3홍콩달러 수준이었다"면서 "지난해 469%의 투자수익을 올릴 줄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하너지의 급성장,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환경오염에 따라 친환경에너지 선호도 급등, 후강퉁 실시, 실적개선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심각한 스모그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전 산업이 친환경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하너지 성장세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 태양광업체 전망을 밝게 보고 계속 주목하고 있었다"면서 "태양광에너지 기술은 자동차, 휴대폰 등 모든 분야에 활용이 가능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온라인에 공개, 중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다큐멘터리 '충딩즈샤'(穹頂之下ㆍ돔 지붕 아래서)'도 하너지 주가 상승에 힘을 더했다. 돔 지붕 아래서는 환경보호 의무를 저버린 국유기업을 고발, 스모그의 폐해와 진상을 폭로한 환경 다큐다. 스모그에 대한 위기감이 친환경에너지 기업, 하너지에 대한 선호도를 올려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홍콩 상하이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실시된 것도 하너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2,3월 단 두 달간 후강퉁을 통한 하너지 주식 매입규모가 30억 홍콩달러(약 4358억원)에 달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실적이 급증한 것도 호재가 됐다. 하너지가 3일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매출)은 전년대비 55% 급증한 4억1200만 달러(약 4641억원)로 집계됐다.
하너지가 향후 5년간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리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1위 부호가 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리 회장은 이미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의 '2015 중국 부호 순위'에서 총자산 1600억 위안(약 28조원)으로 마윈,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을 넘어 중국 최대부호로 올라섰다.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부호 순위에서는 총 자산 211억 달러(약 23조7700억원)로 중국 3위, 세계 38위에 랭크됐다. 리 회장은 현재 하너지 지분 80.75%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너지 고공행진에 거품이 너무 많다며 주가 폭락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기자금 유입으로 급등한만큼 주가 하락의 가능성은 충분하나 최저 3홍콩달러 수준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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