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이명박(MB) 정부시절 자원외교를 겨냥한 현 정부 사정의 칼날이 포스코에 이어 중견 건설사인 경남기업을 겨냥하면서 건설업계가 초긴장상태다.
경남기업은 이명박 정부의 첫 자원외교 사업으로 꼽히는 쿠르드 '유전+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부터 참여한 기업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형건설사를 상대로 한 자원외교 관련 사업설명회에서 경남기업의 사례를 들며 대기업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MB 정부 시절 당시 정부 시책에 발맞춰 자원개발과 연계된 해외건설 시장 개척에 잇따라 나선 건설사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언제 닥칠지 모를 사정 한파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검찰 조사대상에 오를 경우 일부 사업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검찰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18일 오전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투자 의혹과 관련해 경남기업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남기업은 주택시장의 호조세를 타지 못하고 최근 완전자본잠식으로 주식매매 거래정지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광물공사가 2010년 경남기업 니켈광산 사업 지분을 비싼 값에 매입해 116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물공사는 경남기업이 자금 악화로 투자비를 못내자 2008년께 171억여원을 대납했다. 광물공사가 경남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성완종 회장의 영향력이 있었는지도 관심 초점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실적 악화로 어려운 상황인데 검찰의 수사까지 받게 되며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지금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것 같다. 회사 내부 분위기 수습과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인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기업과 함께 자원외교 사업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SK가스, GS홀딩스, 금호석유화학, 현대중공업, 대우인터내셔널, STX 등이 꼽힌다. 검찰 주변에서는 자원외교 참여 기업들 역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남기업에 앞서 포스코건설은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건의 단초가 된 100억원대 비자금의 국내 유입 경위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베트남 외에도 포스코가 진출했던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다른 해외사업 부문도 살펴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정 칼날의 다음 타깃은 어디가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전방위적인 수사 확대는 기업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업계 종사자로서 건설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건설사 집중 수사를) 안했으면 좋겠지만 비리척결차원에서 해야할 일이라면 따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검찰의 집중 수사로 인해 향후 재정비사업이나 공공공사 등 사업수주와 분양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되고 국내 주택사업을 확장하려는 시점에서 이번 검찰 조사로 인해 각종 영업과 사업수주에 제한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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