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합리적인 럭셔리 SUV, 폭스바겐 투아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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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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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폭스바겐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지난 2002년 탄생한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두 개의 차종을 만드는 ‘쌍둥이차’ 전략으로 탄생했다. 함께 개발된 아우디 Q7까지 더하면 ‘삼둥이차’인데, Q7은 휠베이스를 늘인 변형 플랫폼이므로 사실상 투아렉과 카이엔이 ‘일란성 쌍둥이’다.

이러한 전략은 ‘일장일단’이 있다. 두 차종 모두 호평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어느 한 차종으로 인기가 쏠릴 경우 나머지 차종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승자는 포르쉐다. 스포츠카만 소량 생산하던 포르쉐가 카이엔의 양산 덕분에 판매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 반면 폭스바겐은 투아렉 출시로 큰 재미를 못 봤다. 최대 SUV시장인 미국에서 카이엔의 기세에 눌렸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1~2월 판매대수는 61대로, 폭스바겐의 히트 SUV인 티구안 판매대수의 3.9%에 불과하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뉴 투아렉’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2010년 2세대(PL52)가 출시된 이후 5년 만에 마이너 체인지된 새 모델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련된 외관과 편의장비로 무장했다.

외관 변화는 앞모습에 비중을 뒀다. 주간주행등을 더한 바이 제논 헤드램프로 시인성을 높이는 한편,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4개의 선을 더해 멋을 부렸다.

[사진=폭스바겐 제공]


실내 변화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했다. 화이트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360도 뷰 카메라로 주차의 편리함을 높였다.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된 RNS85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의 고도와 방향, 스티어링 휠 각도를 보여줘 오프로드 주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1세대 모델에 없던 뒷좌석 등받이 기울기 조절 기능과 쿠션 슬라이딩 기능도 요긴하다.

엔진은 V6 3.0 TDI 한 가지로 단일화 하면서 V8 4.2 모델을 없앴다. 비록 고성능 모델은 없어졌지만, 투아렉은 여전히 충분하고 넉넉한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1750~2250rpm에서 뿜어내는 56.1kg·m의 최대토크가 일품이다.

프리미엄과 R-라인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강력한 엔진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콤포트 모드에서는 럭셔리 세단 같은 안락함을, 스포츠 모드에서는 끈끈한 접지력을 선보이며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표시연비는 도심 9.9km/ℓ, 고속도로 12.3km/ℓ. 출퇴근길 도심과 간선도로에서의 정속주행을 포함해 평균시속 30km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9.5km/ℓ를 기록했다.

[사진=폭스바겐 제공]


투아렉은 3.0(7720만원)과 3.0 프리미엄(8670만원), 3.0 R-라인(9750만원) 세 가지로 출시되며, 각각 19 20, 21인치 휠이 장착된다. 값 대비 가치로 보면 프리미엄 모델이 가장 만족스럽고, 다소 비싸 보이는 R-라인도 같은 엔진과 비슷한 장비를 갖춘 포르쉐 카이엔 디젤에 비하면 합리적이다. 카이엔의 인기는 '포르쉐'라는 브랜드 밸류가 더해진 측면이 강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면 투아렉이 훨씬 실속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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