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지라'는 박노해가 첫 글로벌 평화활동 지역이자 그가 처음으로 카메라를 든 곳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로 뛰어든 ‘무력한 사랑’의 시인에게 사진은 언어의 국경을 넘는 ‘빛으로 쓴 시’였다. 그 현장의 진실과 사연이 담긴 사진들은 2010년 첫 사진전 <라 광야>전을 통해 전해졌고 ‘테러리스트’로만 알고 있는 중동 이슬람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20일부터 서울 부암동 라 카페갤러리에서 여는 이번 사진전에는 <라 광야>전에서 전시되지 않은 작품들이 대부분으로 2003년 전쟁의 이라크에서부터 내전의 시리아까지 이제는 갈 수 없는 나라들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에서 눈물은 거대한 잠류로 흐를 뿐, 분쟁현장에서 흔히 상상하는 충격적이고 극적인 장면은 없다. 대신에 시인의 카메라는 “수천 년 이어온 삶의 터무늬 위에서 경작하고 노래하고 아이를 낳고 기도하고 저항하는 민초들”의 삶을 담아냈다.어떤 고난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알 자지라 사람들은 용기를 불어 넣는다.
<라 카페 갤러리>는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좋은 삶의 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평화활동에 쓰인다. (02)379-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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