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구기거나 1,000회 이상 접어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유연한(플렉시블) 투명전극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에 개발된 투명전극은 매우 유연하면서도 광투과도, 면저항 등 상용화를 위한 산업계의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켜 투명전극을 활용한 투명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투명전극은 가시광 영역에서 높은 광(光) 투과도를 지녀 투명하며, 각종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으로서 면(面) 저항이 낮을수록 성능이 높다.
이번 연구는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가 주도하고, 강홍규 박사, 정수현 박사과정생이 수행했다. 또 미래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Nature Communications) 3월 19일자에 게재됐다.
유연하면서도 투명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기계적 유연성과 함께 광학적․전기적 요구성능 등을 충족하는 유연한 투명전극이 필요하다. 산업계에서는 투명전극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광투과도 85%이상, 면저항 15Ω/sq 이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만족하는 기존의 투명전극은 굽히거나 휘어지면, 소자가 깨지기 쉬운데다 유연한 기판에 적용하면 성능이 낮아져 유연 디스플레이 등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용액공정을 이용해 화합물(아민기-함유 화합물)로 필름을 형성한 유연한 기판 위에 기존의 투명전극 대신 아주 얇은 금속박막을 만든 후 간단한 반사방지 코팅을 하는 방식을 고안, 상용화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유연한 투명전극을 개발했다.
보통의 금속박막은 금속핵이 기판 표면에 고르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광투과도가 약40%로 낮고 면저항도 크지만, 연구팀은 유연한 기판에 아민기-함유 화합물을 도핑하는 방식을 도입해 기판과 금속박막의 젖음성을 크게 개선했다.
그 결과, 10Ω/sq 이하로 면저항을 낮췄으며, 금속박막 위에 반사방지 코팅을 함으로써, 95%이상의 광투과도를 얻어 냈다. 또한, 1000회 이상 반복해서 굽히거나, 종이처럼 구겨져도 전혀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으며, 이는 상용화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이광희 교수는 “산업계의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저렴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투명전극의 대면적화,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종이처럼 접고 구겨도 전혀 성능이 저하되지 않아 웨어러블 유연 디스플레이 등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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