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이 지하금고를 설치한 경기 일산센터를 서울, 부산 가운데 어느 곳으로 옮기느냐를 두고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정치권이 부산 이전을 압박하고 있지만, 예탁결제원은 업무효율을 위해 서울로 가져오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시스템(온비드)에 따르면 예탁원은 2014년 말부터 현재까지 일산센터 매각입찰을 총 4차례 실시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정부가 부여한 매각기한은 오는 연말까지다. 다음 달 7일 다섯째 입찰이 예정돼 있다. 지상 7층, 지하 5층짜리인 일산센터 감정평가액은 약 610억원이다.
예탁원은 이미 2014년 말 본사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부산 문현동 국제금융센터로 옮겼지만, 애초 일산센터 매각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데 따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일산센터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김정훈(새누리당) 의원은 2014년 국감에서 조속 이전에 대한 약속을 예탁원으로부터 받아내기도 했다.
예탁원은 현재 일산센터에 있는 증권박물관만 부산으로 보내고, 지하금고나 지상 정보기술(IT) 인프라는 서울로 옮기기를 바라고 있다.
일산센터 지하금고에는 증권이나 채권 실물은 물론 2014년 문을 연 금시장 운영을 위한 금 현물도 보관돼 있다. IT 인프라와 지하금고는 따로 나눠 옮길 수 없다. 두 시설은 나란히 국가주요시설로 묶여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매각기한에 아직 여유가 있다"며 "차근차근 지하금고 건설을 비롯한 현안을 풀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의원실 관계자는 "증권박물관 이전이 속도를 내도록 지적하는 한편 일산센터 조기 매각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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