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주판알 튕기는 금호산업 채권단, 박삼구 회장 금호 재건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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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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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고속 인수 참여 시 매각 악영향 우려, 박 회장 자금 동원력 관건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사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금호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채권단의 주판알 튕기기 작업이 부산하다. 당초 예상보다 흥행이 신통치 않은 금호산업 매각을 위해 금호고속 인수 참여에 반대 움직임을 내거는 등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원활한 M&A를 위해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는 가운데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작업의 향방은 오리무중인 형국이다.

19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 참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앞서 이달 9일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 지분을 보유한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이하 IBK펀드)측에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우리사주조합 4곳을 인수주체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채권단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금호산업을 인수주체로 내세웠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 회장의 금호고속 인수에 제동을 건 이유는 금호산업 M&A 차질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 자금으로 추산되는 800억~1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재무적투자자(FI)인 IBK펀드·자베즈파트너스·MBK파트너스·IMM와 전략적투자자(SI) 호반건설이 뛰어들어 다음달 본입찰을 앞뒀다. 대기업인 신세계와 미래에셋 등의 불참으로 흥행이 부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 흥행 열기가 주춤하면 당초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됐던 매각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 채권단이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금호고속 인수를 막고 나선 것이다.

금호산업 본입찰을 준비 중인 기업 관계자는 “LOI 접수 때도 채권단은 얼마나 많은 업체가 참여할지 몰라 마감 시간을 유동적으로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흥행이 매각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분간 신경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호고속 인수금액은 4000억원대로 금호산업이 발을 빼면 박 회장의 부담이 늘어 금호고속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내달 금호산업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실탄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자칫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게 된다.

결국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가 박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호산업의 인수 참여 시 리스크 부담에 따른 흥행 감소로 박 회장의 부담은 줄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매각 가격을 높여야 하는 채권단의 고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측은 금호고속·금호산업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반대 의견에 대해 “내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호산업을 공동 인수자로 한 금호고속 인수를 계속 해나갈 방침”이라며 “박 회장이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혀와 복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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