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웹사이트를 통해 ‘황금수출입관리규정’을 발표했다고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 등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규정은 다음달 1일부터 조건에 부합하는 광산업체, 황금 제련업체, 일부 과학연구기관 등도 모두 금 수출입 업무를 신청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하이황금거래소 회원 가입 기업 중 연간 금 생산량 10t 이상, 해외 황금광산 투자액 5000만 달러 이상이면 누구나 금 수출입 업무를 신청할 수 있다.
중국은 황금 순수입국으로 그 동안 황금 수출입을 엄격히 규제해왔다. 은행이나 일부 황금 구매수요가 있는 기업들만 제한적으로 황금거래소를 통해 금을 거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규정 발표로 더 많은 기업들이 조건에만 부합하면 황금 거래에 참여할 수 있어 국제시장에서 중국의 황금 거래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탕상빈(湯湘濱) 민생은행 금융시장부 황금 애널리스트는 “더욱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중국 황금시장은 더 많은 국제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위안화를 통한 금 거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며 “가격결정권을 쥐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수요 공급 루트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인도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세계 최대 황금소비국이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금 소비량은 886.09t에 달했다. 2013년엔 중국의 연간 금 소비량이 사상 최초로 1000t을 돌파해 중국이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이 됐다. 세계금협회의(WGC)는 중국 금 수요가 향후 3년 동안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국제 금 가격 결정 과정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있다. 세계 금 가격을 결정하고 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영국과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중국은 국제 금 시장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내에 국제 금 거래소를 개장했다. 국제 금 가격 지수를 독자적으로 발표하며, 황금 거래와 결제도 모두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 2분기부터는 역외 위안화 외에 미 달러, 유로화, 엔화, 파운드 등으로도 보증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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