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홈쇼핑 업체들이 최근 불거진 수수료 갑질 논란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폭탄 예고, 제7홈쇼핑 개국 임박에 따른 먹거리 감소 등으로 안과 밖에서 치이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GS숍·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 등 국내 6개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주 중소기업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오히려 대기업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슈퍼 갑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홈쇼핑을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분석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도 기준 국내 6개 TV홈쇼핑 업체가 중소기업들로 받는 업체별 수수료는 평균 34.4%였다. 이는 평균 32.0%인 대기업보다 3%가량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들은 100만원어치 상품을 팔면 홈쇼핑 측에 34만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판로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홈쇼핑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와 소비자 권익실현 등을 목적으로 출범한 홈앤쇼핑의 경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수수료를 적게 받았다. 하지만 0.4% 수준에 머물러 '타 업체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가 오는 25일 전원회의를 열고 TV홈쇼핑 6개사에 대한 제재를 의결하기로 하면서 해당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 유통업법)'이 해당 업계에 처음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이면서 총 과징금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공정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 내용을 보면 (홈쇼핑사들은) 마치 '불공정행위 종합 선물세트' 같다"며 "구두발주와 판촉비용 부담 전가 등이 6개사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외풍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7 홈쇼핑 출범을 바라보는 기존 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법인설립을 마치고 오는 6월 20일 시험 방송을 송출하면서 개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공영TV홈쇼핑은 최근 800억원(중기유통센터 400억원, 농협경제지주 360억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40억원)의 주금 납입과 함께 법인설립 등기를 마쳤다. 승인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최종 서류 검토 작업 중이며, 승인장을 교부할 예정이다.
기존 홈쇼핑 업체들은 "공영 홈쇼핑이 중소 벤처기업 상품, 창의혁신상품, 농수산물만을 100% 방송한다고 공언했지만 방송 의무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며 "중복 상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먹거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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