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소문이 무성하던 기흥 인터내셔널의 애스턴 마틴 도입이 실체를 드러냈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오전 11시부터 약 세 시간에 걸쳐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애스턴 마틴의 수입을 알렸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카’로 이름을 날린 애스턴 마틴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정통 영국 브랜드다. 이 날 행사는 찰스 존 헤이(Charles John Hay) 주한 영국 대사와 영국/유럽 상공회의소 관계자 및 VIP 120명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됐다. 더불어 이번 행사를 위해 영국 본사를 대표해 세일즈 디렉터 크리스찬 마티(Christian Marti)가 참가해 한국시장 론칭을 축하했다.
행사가 진행된 영국대사관저에는 영화 007의 본드카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DB9’과 ‘뱅퀴시’, 그리고 애스턴 마틴의 유일한 4도어 쿠페 ‘라피드 S’가 전시됐다.
기흥 인터내셔널의 이계웅 대표는 “전문적인 상담과 정비 서비스로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국내 슈퍼카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애스턴 마틴을 들여온 계기에 대해 “그동안 할리데이비슨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왜 영국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이 한국에 없을까 의아했다”면서 “타 브랜드에 비해 희소가치가 있는 게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기자들의 궁금증은 지난해 이미 소개된 ‘애스턴 마틴 서울’과의 관계에 모아졌다. 이에 대해 애스턴 마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인 패트릭 닐슨은 “이미 그 업체에 대해 법원에 상표권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서 받아들여졌다”면서 “한국에서 애스턴 마틴의 공식 딜러는 기흥인터내셔널이 유일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애스턴 마틴 서울이라는 상표가 이미 등록되어 있고, 병행판매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가 등록한 상표는 기흥인터내셔널”이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 “판매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보증이나 서비스 면에서 공식 딜러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애스턴 마틴 서울 관계자는 “상표권에 대해 본안 소송을 신청하라고 기흥 측에 전달했고, 기흥인터내셔널의 ‘애스턴 마틴 서울’이라는 상표 도용에 대해 법원에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오는 4월 2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1500㎡ 규모의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오픈해 판매와 정비를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요모델 3가지를 비롯해 V8 밴티지, V8 밴티지 S와 V12 밴티지 S 모델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판매가격은 DB9 쿠페가 2억5900만원, 뱅퀴시 쿠페 3억7900만원, 라피드 S는 2억7900만원이다. 이는 애스턴 마틴 서울이 판매하는 가격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애스턴 마틴 서울 관계자는 “우리는 3년 보증에 소모품도 교환해주지만 기흥 측은 그런 서비스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 딜러에서 산 차의 서비스에 대해 애스턴 마틴 서울 측은 “유상 서비스는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기흥 측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점차 커져가는 고급차 수요에 맞춰 국내에도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애스턴 마틴 브랜드 도입처럼 수입권을 놓고 다투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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