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대장암 전단계로 불리는 ’선종성 용종’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60대 중·장년층과 남성에서 많이 발생했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선종성 용종 진료환자는 2008년 6만8000명에서 2013년 13만명으로 1.9배나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같은 기간 141명에서 259명으로 1.84배 증가했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진료비 역시 2008년 186억원에서 2013년 36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많았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남성 환자는 329명, 여성은 188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50대(2만8814명), 60대(2만2923명), 40대(1만4088명) 순으로 선종성 용종 환자가 많았다. 여성 역시 50대(1만7279명), 60대(1만3588명), 40대(6712명) 순이었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연령별 진료인원은 60대가 850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607명, 50대 590명 등이 다음을 차지했다.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생물성 용종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 실제로 대장암의 95%이상이 선종을 거쳐 발생한다. 이 가운데 10%는 서서히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데 암 증상을 보일 때까지 약 5~1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경우 대장 선종 발생이 증가하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환자의 95%에선 뚜렷한 유전적 요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식이·생활 습관이 선종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역학연구에 따르면 지방 섭취, 과음, 과체중, 흡연은 선종 발생률을 높이는 반면 식이섬유, 채소, 탄수화물, 칼슘, 엽산, 비타민D 섭취는 유병율을 떨어트렸다.
조용석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선종성 용종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대장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장내시경 검사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육류 섭취 증가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인구 고령화로 주된 환자층인 고령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용종은 내시경 검사 중에 도구를 이용해 제거할 수 있으며, 크기가 크거나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조 교수는 “용종 발생이 급증하는 40대 이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발견된 용종을 제거해주면 대장암의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국가검진사업의 분별잠혈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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