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발표한 '그리스 부채문제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선별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그리스의 구제금융 기간 연장을 위한 재협상뿐만 아니라 추가 구제금융 협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 때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지난달 24일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는 잦아든 상태다.
그러나 그리스는 구제금융 연장 시한이 끝난 이후 채권단과 재협상에 나서야 하기에 지난달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불확실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리스가 채무상환에 필요한 총 자금 규모가 225억유로(약 27조700억원)에 달해 추가 구제금융을 위한 협상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송 연구위원은 "협상 과정에서 그리스의 국가부채 수준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며 "그리스 부채 문제가 완화되는 과정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그리스에 대한 직접적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낮아 협상 결과에 따른 단기적 불확실성이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송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자금 가운데 유럽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유럽계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일시적 변동성 증가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지난 2012년 이뤄진 채무 조정으로 발생한 그리스 정부의 채무 가운데 민간 보유분은 12%에 불과하고 80%가량을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진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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