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올해 일흔 두 살의 나이에도 전국의 분양현장을 직접 누비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서정주 시인의 시 ‘국화 옆에서’다.
평소 문학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이 시를 읊을 때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권 회장은 “‘국화 옆에서’는 제 삶을 축약해 놓은 것 같다.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거나 풀뿌리로 배를 채우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며 “밥 한 톨도 소중히 여겼던 그 시절 생각에 지금은 어떤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북 의성의 시골마을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배를 곯던 그가 전국 곳곳에 장녀 보라씨의 이름을 딴 아파트를 짓기까지 무서리는 수없이 내렸다.
동아대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1년 부산 양정동 하숙집 공사를 하면서 시작된 권 회장의 건설인생은 올해로 45년째를 맞았다.
그는 “표준화된 설계도 한 장 없이 목수들이 눈대중으로 집을 짓던 시절, 안방과 부엌간 이동이 편리한 집을 짓는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초공사만 끝나면 곧바로 집이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제 반도건설 하면 떠오르는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는 큰 딸이 태어나면서 탄생했다.
권 회장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내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다짐으로 큰 딸의 이름인 보라를 브랜드에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소쩍새의 눈물을 양분 삼아 성장해 온 반도건설은 국내 주택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 중견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05~2011년 보폭을 넓혀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23~24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또 한 송이의 노란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건강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평소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지만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맨손체조와 단전호흡을 1시간 정도 한다”며 “스키나 골프, 스킨스쿠버 등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즐기고, 서울시승마협회장을 지낼 만큼 승마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어 “행복은 남의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건강도 시설이나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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