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에서 '디거우유(地溝油·폐식용유)'가 친환경 연료로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그 동안 폐식용유를 식용유로 둔갑시켜 시중에 불법 유통시키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골칫거리가 돼 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중국 중경신보(重經晨報)는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여객기가 지난 21일 오전 8시 20분경(현지시간)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桥) 공항에서 출발, 목적지인 베이징(北京)까지 승객들을 무사히 이동시켰다고 22일 전했다.
폐식용유로 만들어진 '신개념 연료'를 태우며 하늘로 비상한 비행기는 하이난항공(海南航空)의 HU760 여객기이며 기종은 보잉 737-800로 알려졌다. 첫 비행이었지만 3시간 가량 여정동안 이상징후는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험비행 당시 승객 156명과 관계자 8명이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번 시험비행에 쓰인 바이오 연료는 중국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中國石華)과 보잉사가 손을 잡고 개발한 것이다. 시노펙 측은 음식점에서 수거한 폐식용유를 가공해 만든 기름과 비행기 전용 원유를 5대5로 섞어 만든 혼합연료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 연료로 여객기를 하늘에 띄움으로써 중국은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바이오 연료 상업화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비행 성공은 바이오 연료 상용화를 위한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됐으며 특히 대기오염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직접 비행기 조종간을 잡으며 첫 비행 성공을 이끌어낸 푸밍(蒲明) 하이난항공 부총재는 " 이번에 사용된 바이오 연료는 기존 연료와 비교해 경제성은 물론 환경오염 방지 등에 큰 장점이 있다"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 수준에서 50%, 최대 9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행기 운행이나 조종 등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연료가 상용화된다면 중국이 직면한 대기질 개선 등 문제 해결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시노펙 대변인도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줌은 물론 폐식용유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도 낮춰 주민들의 먹거리 안전까지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발 초기인 만큼 생산비용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쉬후이(徐惠) 시노펙 과학기술부 부주임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3t의 폐식용유를 모아야 겨우 1t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고 생산비용도 기존 연료 대비 2~3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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