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의 근거 자료가 되는 재정추계의 최종 검증이 이날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제시된 중재안을 놓고 여야의 막판 물밑 접촉 끝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타협기구 재정추계분과위원회는 이날 오전 6차 회의를 열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내놓은 재정추계 모형을 검증했다.
연금공단이 내놓은 재정추계 모형에 따르면 공무원은 올해 108만8400명에서 2045년 118만8872명으로 30년 만에 10만472명(9.2%) 증가한다. 이들은 현행 7%의 기여율에 맞춰 재직기간 급여의 일정액을 연금 기금에 납부하는 구조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의 부양률(수급자/재직자)은 올해 37%에서 2045년 84%로 급등하고, 재직자의 기여금만으로 수급액을 맞추지 못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전율은 이 기간 6%에서 28%로 4.7배가 된다.
연금공단은 "연금 수급자 수를 추계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항인 퇴직률 산출 방식, 유족연금 승계율, 사망률에 대해선 이견이 없으므로 오늘 분과위 결정을 반영해 최종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연금공단은 그동안 연금 수급자 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정부 보전금이 과다 계상됐고, 이를 빌미로 정부·여당이 강도 높은 연금 개혁을 추진한다는 공무원노조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은 입장을 도출한 것이다.
여야는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남은 닷새 동안 연금개혁 분과위(24일)와 노후소득보장 분과위(26일) 회의를 거쳐 26일 전체회의에서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개혁 방향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다.
새누리당은 합의안 도출 여부와 무관하게 오는 28일 예정대로 대타협기구 활동을 종료하고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로 넘긴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타협기구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타협기구에서 합의되는 게 중요하지만, 합의가 되지 않으면 나와 있는 모든 얘기를 다 특위로 올리게 돼 있다"며 노조 측의 활동 기한 연장 요구를 일축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맞서 새누리당 방식의 구조개혁이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저하게 떨어트려 연금 구실을 제대로 못 하는 '용돈'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당정의 개혁 방향에 반대하고 있다.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인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의 구조개혁이 관철되면 2009년 공무원 입직자의 연금이 30년 후 월 148만원에서 80만원대(퇴직수당 미포함)로 줄어든다고 지적하면서 "새정치연합의 개혁안은 그런 안이 아닌 보험료도 조금 더 내고 다른 손 볼 것도 보자는 모수개혁"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다만 "지금 정부안이 국무회의 통과 안이냐 아니냐는 논란할 시간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언급해, 입법화된 정부안이 필요하다는 새정치연합의 기존 주장에 타협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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