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전 총리는 생전 4차례 한국을 찾았다. 첫 방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되기 일주일 전인 1979년 10월19일이다.
리 전 총리는 2000년 9월 출간된 회고록 '일류 국가의 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첫인상에 대해 "날카로운 얼굴과 좁은 콧날을 지닌 작고 강단있게 생긴 분으로 엄격해 보였다"며 "영어를 할 줄 아는 그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우리의 대화는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18년 재임기간 그(박정희 전 대통령)는 경제적 근대화를 열망하는 훈련되고 단결된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경제 번영을 이룩했다"며 "나는 한국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단호한 결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2006년 5월20일 방한한 리콴유 부부를 다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당시 지방선거 유세를 하던 자신에게 리콴유 부부가 “유세 지원하려면 목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사탕 통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은 서울 신촌 유세에서 ‘커터칼 테로’를 당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아침에 멀쩡히 만나 서로 안부를 나눴는데…. 나중에 두 분이 내 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웠다는 말을 들었다. 쾌유 비는 편지도 보내주셨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총리와는 여러모로 닯은꼴 정치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1952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아버지에 이어 총리, 대통령이 됐으며, 모두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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