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잇몸이 부실하면 치매와 뇌졸중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효정 분당서울대학병원 치주과 교수는 2009년부터 9년간의 일정으로 진행 중인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의 중간 평가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국내·외 14개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국책사업이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60세 이상 한국인 약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이 교수가 60세 이상 노인 510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한 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틀니 등으로 저작(씹는)기능이 약할수록 계획·실행·집중·주의·억제능력 등의 전두엽 기능을 비롯해 기억력,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 건강은 뇌졸중 발생과도 연관성이 높았다. 이 교수가 미국의 건강영양조사 바탕으로 치주염 정도와 뇌졸중의 발생 관계를 분석한 결과 치아가 적을수록, 치주 질환에 대한 이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을 앓은 경우가 많았다.
아시아 국가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대만에서 10년간 진행된 71만9426건의 사례 연구를 보면 치주 질환자 가운데 예방적 치석제거(스케일링)를 받았던 환자들은 치주 질환을 치료하지 않은 환자보다 뇌졸중 발병률이 37%나 적었다.
이 교수는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인지장애, 더 나아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주 질환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 등 해외에서는 저작기능 정도와 인지장애 또는 치매의 상관 관계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반면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편”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가 국내 인지장애·치매와 치주 질환의 관계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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