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효과? 그늘에서 소외 받는 중소상공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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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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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얼리 산업 소상공인들, 한·중 FTA로 시장 붕괴 및 예속 우려

  • 보일러 등 일부 업종도 FTA 특수와 무관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지난 2월 전격 발효된 한·중 FTA에 대한 산업계의 기대감이 매우 큰 상황에서 상당수 소상공인과 일부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수출대기업 위주의 정책 방향과 협상안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사실상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한·중 FTA 재협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 등이 주도한 이날 회견에서 소상공인들은 이번 FTA 체결로 인해 국내 주얼리산업이 사실상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과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주얼리산업 규모는 4조 9622억원, 종사자 수는 10만명에 달한다. 규모나 기술력 면에서 세계 10위권 내에 랭크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FTA 가서명 안에 의하면 한국은 주요 주력 품목에 대해 현재 8%의 관세를 즉시 개방해야 한다. 반면 중국 측 25~35%의 관세율을 10~15년동안 차등 개방하거나, 혹은 양허품목에서 제외하도록 체결됐다.

중저가 시장 최대 경쟁국인 중국 주얼리 제품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기능공의 소멸이 가속화되고 기술산업의 특성상 제조 분야의 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의견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중국산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소상공인의 제품은 채산성이 약화되고 판매기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가구, 욕실자재 용품, 운동기구 업종 등 상당수 소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연합회 차원에서 피해대책 센터를 개설해 사례를 접수 받고, 이를 토대로 정부 측에 수정 또는 해결방안을 강구토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연구원은 '한·중 FTA의 중소기업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거대기업을 통해 서비스업, 유통 등 소상인 터전에 진출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 한·미 FTA와 달리 한·중 FTA는 소상공인 생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난관은 상대적으로 수출경쟁력과 자본 등 대응기반을 갖춘 중소, 중견업체들에게서도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군이 보일러 업종이다. 

한·중 FTA 발효 이후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산 보일러 품목에 부과돼 온 8%의 관세는 즉시 철폐됐다. 이에 반해 중국에 수출되는 국내 보일러 품목의 관세는 현재의 10%에서 매년 1%포인트씩 인하된다. 사실상의 불균형 조항이다.

양국 보일러 관련 기술경쟁력의 차이가 워낙 크다고는 하지만, 200여개에 달하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를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국내 업체들의 향후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광학필름 산업 역시 인허가 검증 절차 기간 문제 등으로 FTA 체결에 따른 체감 효과를 보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A가 체결됐다고는 해도 보이지 않는 통상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FTA를 활용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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