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동부그룹…사재 끌어모은 김준기 회장의 복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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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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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고강도 그룹 재편을 실시하고 있는 동부그룹이 좀처럼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룹을 되살리기 위해 사재를 잇따라 투입하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복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동부그룹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CNI는 종합 농업 사업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동부팜한농은 이날 농산물 도매유통을 하는 자회사 동부팜청과 지분을 540억원에 칸서스PE매각키로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팜청과의 매각 대금은 동부팜한농의 재무구조개선 등에 쓰일 전망"이라며 "동부팜한농의 매각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동부팜한농의 FI에서 계열분리를 제안해 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종자·작물보호제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6214억,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한 알짜회사다.

동부팜한농을 매각하게 될 경우 동부그룹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계열사는 동부대우전자, 동부메탈, 동부CNI, 동부하이텍 등 4개사만 남게된다.

현재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매각이 결정된 동부하이텍을 제외하고 지주사격인 동부CNI를 제외하면 사실상 제조업 기반의 자회사는 동부대우전자와 동부메탈 2개사 뿐이다.

지난해 동부제철과 동부특수강, 동부발전당진 등을 매각하며 그룹 전체 매출의 40%가 넘었던 제조업 기반 계열사의 비중은 현재 20%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이 모두 완료될 경우 그룹의 주축 계열사인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럼에도 제조업에 대한 김 회장의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지난해 지속적인 업황악화로 인해 어려워진 제조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 했지만 향후 제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현재는 그룹 전체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아웃을 신청한 동부메탈의 회생을 위해 김 회장이 200억원의 사재를 내놓기로 한 결정 역시 제조업에 대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 회장은 동부메탈의 채권단에서 요청한 사재출연 제안에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과 함께 200억원의 자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200억원이 추가되면 김 회장이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입한 사재만 5000억원이 넘는다.

김 회장은 올해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동부증권 등에서 받은 배당금 82억9000만원과 김 부장이 받은 149억원, 그리고 김 부장이 보유한 100억원 규모의 동부메탈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1일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으면 동부메탈은 정식으로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게 돼 회생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사실상 중단된 동부하이텍의 매각과 동부팜한농 매각 등의 문제가 얼마나 잘 해결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고, 동부팜한농 역시 알짜회사 이긴 하나 그룹 회생에 필요한 만큼의 적정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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