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오픈 포기, 포항 지역사회 술렁

일부 시민들, 롯데마트 입점 위한 여론몰이…포항시 압박용 주장

롯데마트 입점 여부 문제로 호텔 오픈에 진통을 겪고 있는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전경. [사진=최주호 기자]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건립된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의 위탁운영주체인 BGH코리아(주)가 호텔 오픈 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자 포항지역 시민들의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지며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오픈 포기가 롯데마트 입점을 위한 포석에 따른 시민 여론몰이와 포항시 압박용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측은 지난 24일 보도 자료를 통해 본사인 BGH코리아(주)의 고위 임원이 포항을 방문해 사업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롯데마트 입점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베스트웨스턴 호텔의 포항지점 오픈을 최종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을 기점으로 철수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입점허가가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사업시행사인 STS개발(주)이 부도위기에 처하면서 사업 무산이 현실화됐다”며 “약 20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금에 대한 손해 외에 별도로 매달 3억원에 달하는 직원 인건비 및 운영비 등 추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오픈 포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베스트웨스턴 포항 호텔, 롯데·포항시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행정소송 몰랐나?

STS개발(주)은 지난해 3월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건립하는 특급호텔에 세계적인 호텔브랜드인 베스트웨스턴 호텔과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다.

호텔 위탁운영 체결에 앞서 롯데쇼핑(주)은 2013년 2월 포항시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을 신청한 상태였는데, 당시 포항시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열고 전통시장상업보존구역 내의 대형 점포 개설등록 신청을 심의한 결과 전통시장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개설등록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롯데쇼핑 측은 같은 해 12월 포항시를 상대로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에서 법원은 ‘전통시장상업보존구역 지정 고시는 정당하며, 대규모 점포 개설허가는 행정 재량행위’라며 포항시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쇼핑 측은 고심 끝에 지난 2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정상 오픈에 막대한 문제점을 안겼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본사인 BGH코리아(주)도 STS개발(주)과 특급호텔 위탁운영협약을 체결할 당시 롯데쇼핑과 포항시와의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지난 12일 STS개발 측에 “3월 31일까지 개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위탁운영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STS개발은 대형마트 입점 불허로 해당 건물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철수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법률팀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계약 체결 전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행정소송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의 오픈 포기는 무리한 계약체결로 인한 예견된 수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베스트웨스턴 포항 호텔, 무책임 드러내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한 공정률이 99.99%에 달하며, 정상적인 오픈을 위해 현재 70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채용하는 인력들은 포스코국제관과 필로스호텔 등 포항지역의 호텔업종에 종사한 인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영업의 실질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대형마트 입점이 불가해지자 고용 예정인원에 대한 실직 우려 없이 호텔 오픈을 포기한다고 밝혀 도덕적 해이와 무책임함을 보여주고 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관계자는 “현재 취업 예정인원이 70명에 달한다”며 “호텔이 오픈하지 않으면 모두 실직자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시도 고민이 많다. 두호동마트 등록 불가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응방안에 대해 난상토론을 가졌다”며 “토론결과 이 사안은 행정소송에서 포항시가 승소한 문제인 만큼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고, 사업자인 STS와 롯데가 전통시장 상인들과 상생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등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의회 보고 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