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사 방송출연 가이드라인’ 마련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의사가 방송에 출연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이나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이른바 ‘쇼닥터’를 막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의협은 26일 협회의 쇼닥터 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이 만든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은 의사가 방송에서 특정 식품을 언급할 때에는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등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쓰지 않도록 했다.

의료 행위나 특정 식품,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에 대해 언급할 때 역시 공신력 있는 참고자료 없이 시청자들을 불안해하거나 과신하게 하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방송 출연 후 이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 소개해 방송을 병의원의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방송에서 소속 병원 등 근무처의 연락처나 약도 등의 정보를 노출해서는 안되며, 특정 식품과 관련해 홈쇼핑 방송 등 광고 관련 매체에 직접 출연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출연료 외의 금품을 주고받는 것도 금지된다. 의사는 출연료 이상의 금품, 간접광고 등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거나 제공받아서는 안되며 방송 출연을 위해 방송 관계자에게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서도 안된다.

의협은 조만간 언론인, 윤리 전문가 등을 포함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을 어긴 의사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결과에 따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또 방통위 제재나 중앙윤리위 징계가 내려지면 해당 의사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고, 방송사에는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신현영 의협 대변인은 “잘못된 건강 정보를 알리는 쇼닥터에 대해 의료계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고 폐해를 바로잡고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방송 등에서 거짓·과장된 의학 정보를 제공하거나 소비자를 기만 또는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표현을 쓴 의사에게 1년 이하의 의사면허 자격 정지를 할 수 있게 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