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 장세가 혼란스럽다. 전거래일인 25일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하며 강세기조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장중 어지러울 정도의 급등락이 거듭되는 양상이다.
2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37포인트(0.58%) 상승한 3682.09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44.12포인트(0.35%) 하락한 12712.98로 거래를 마치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고공랠리를 선보이며 2400선을 돌파했던 중국판 나스닥, 차스닥(創業板 창업판)은 무려 4%나 고꾸라지며 2300선도 붕괴, 2291.7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하이 증시는 장중 한 때 3700선을 돌파, 3707.32의 최고점을 찍은 뒤 미끄러지듯 급락, 3615.01까지 하락하는 등 어지러운 롤러코스터 장을 연출했다. 전체 상장사 중 주가가 오른 기업은 416곳, 하락한 기업은 526곳으로 전반적으로는 하락쪽에 힘이 더 쏠렸다.
소폭 하락 마감한 선전의 경우 무려 988개 상장사 주가가 하락,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446곳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차스닥은 장중 한때 2270.79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불마켓이 시작됐다는 전망과 함께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이날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거래량은 각각 6195억1600만 위안, 5798억8700만 위안으로 총 1조2000억 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증시 거래량이 계속 1조 위안을 웃돌면서 불마켓과 함께 '1조 위안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승폭이 컸던 종목은 교통운수설비, 해양공업설비, 석유산업 및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실크로드 조성계획) 테마주였으며 하락세를 이끈 것은 국산소프트웨어, 인터넷보안, 클라우드컴퓨팅 등 '인터넷플러스(+)' 행동 계획과 함께 증시 상승을 견인했었던 IT 종목이었다.
일대일로 테마주의 급등은 이날 중국판 다보스 포럼, 보아오(博鰲) 포럼이 개막한 효과로 분석됐다. 이번 포럼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한층 구체화된 일대일로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중공업(601989 SH), 중국선박(600150 SH), 유개발(000514 SZ) 등 주가가 10% 가량 급등하며 상한가를 쳤으며 와룡전기(600580 SH), 싼이중공업(600031 SH), 중국남차(601766 SH) 등의 주가가 각각 3.89%, 4.15%, 9.99% 씩 상승했다.
IT 관련주는 하락했다. 국산소프트웨어 종목으로는 위사통(002268 SZ)이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녹맹과기(300369 SZ), 석기정보(002153 SZ)는 각각 9.07%, 10.00%씩 급락했다.
중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조정국면에 돌입하긴 했지만 불마켓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수준에서 소폭의 변동이 지속되던 '푸쉬업' 시대는 이미 갔다"면서 "지난해 말 시작된 중국 증시 불마켓은 최소 3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전망을 낙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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