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국제유가가 27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예멘 사태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보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과잉 공급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56달러(5%) 하락한 배럴당 48.87달러로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97달러(5.02%) 떨어진 배럴당 56.22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예상보다 예멘 사태에 따른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는 이날 장 초반부터 2%대로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였다. 중동 불안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한지 하루 만이다.
전문가들은 예멘이 국제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예멘 공습이 세계 원유 공급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예멘의 원유 수출량이 적다”고 했다. 작년 기준 예멘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4만5000배럴이다.
오히려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이 원유 시장에 중요한 뉴스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란 핵협상은 오는 31일로 협상 만료 시한이 임박한 상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전화통화를 통해 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란 정부는 핵협상 타결로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지난 2012년 수준인 하루 평균 250만 배럴 수준으로 산유량이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란 정부는 수출 목적으로 총 3000만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다.
올리비에 제이콥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 협상이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원유 시장의 리스크”라며 “예멘의 밥 엘-만뎁 해협 폐쇄보다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따라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5달러(0.4%) 떨어진 온스당 1199.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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