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도봉산 기슭 1.5톤 컨테이너에서 일광공영 측의 방산 관련 서류를 찾아냈다.
합수단은 이달 11일 일광공영 본사와 이 회장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회장을 체포했다. 그렇지만 이 회장은 줄곧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고, 합수단은 25일 사무실을 한 차례 더 압수수색했다.
당시 합수단은 이 회장의 '금고지기'로 역할했던 김모씨 등 2명을 체포하고 집중 추궁, 도봉산 자락에 방치된 컨테이너를 조직적으로 자료를 숨겨 놓은 곳이라고 알아냈다.
수사관 10여 명은 컨테이너에서 EWTS(공군 전자전훈련장비) 관련 자료와 함께 한·러 무기도입 사업인 '불곰사업' 등 이 회장이 연관된 10여 년치 사업의 내부 자료도 확인했다.
앞서 합수단은 이 회장이 진술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그의 사무실 책장 뒤편의 '비밀공간'도 찾아냈다. 책장을 밀고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면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책장이 회전하면서 다른 방 하나가 또 나타났다.
이 방에는 외부인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까지 달려 있었다. 은신처를 방불케하는 비밀공간 구조에서 이 회장은 상당기간 만일 상황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요 자료가 치워진 흔적이 드러났다.
합수단은 이번에 숨겨 놓았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이 회장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다음주 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이 회장은 현재 EWTS 도입사업 중 연구개발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0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이 회장의 측근에서 자금을 관리하고 방산자료 등 증거를 은닉했던 김씨 등은 28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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