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영화 '장수상회' 포스터]
장수마트 모범 직원인 성칠(박근형)은 어느날 옆집으로 이사 온 임금님(윤여정)을 보고 가슴이 설렌다. 매너 있게 “거 이름이 뭐요? 난 ‘별 성’에 ‘일곱 칠’ 김성칠이라고 하오”라고 첫마디를 건넨다. “저는 금님이에요. 임, 금, 님”이라고 통성명을 한다.
동네 주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재개발을 원하고 있지만 “오래됐다고 다 엎어버리려고 하느냐”면서 성칠만 재개발을 반대한다.
장수마트 사장인 장수(조진웅)는 성칠은 어르신이라며 깍듯이 대하면서 재개발에 동의하길 부탁한다. 그러나 성칠은 절대로 안된다며 극구 반대한다. 장수는 성칠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금님과 엮어주려고 노력한다.
금님에게 마음이 간 성칠은 장수로부터 데이트 요령을 배운다. “여자는 예쁘다고 하면 끝이다”라는 조언에 “내가 왜 그런 소리를 해야하느냐”면서 “밥도 사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고급 레스토랑으로 금님을 이끈다. 스테이크를 ‘미디움’으로 시키고, 와인을 원샷하고, 장수가 준 카드로 멋지게 일시불 계산한 성칠.

[사진=영화 '장수상회' 스틸컷]
한편, 장수의 딸 아영(문가영)은 남자친구 민성(엑소 찬열)이 유학을 떠난다는 말에 성칠의 가슴팍에서 눈물을 흘린다.
장수는 딸 아영이에게 못내 미안한 마음이다. 아내와 사별하고 아영이를 혼자 키우던 장수는 성칠에게 “어릴 적 아버지가 해주신 말이 있다”면서 “자식은 가슴 한 켠에 묵직하게 자리하는 돌덩이와 같다는 말을 요즘에서야 실감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귀는 박양(황우슬혜)도 고맙기만 하다.
해병대 출신인 성칠은 동네에서 항상 해병대 옷을 입고 다니는 군대 후임(임하룡)이 ‘고독사’하자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 블록버스터 대형 영화 연출을 해왔던 강제규 감독은 그동안 작품들과 결이 다른 ‘장수상회’로 또다른 면모를 선보였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사랑을 하고 꿈꾼다는 내용은 감동적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연출은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 가족의 사랑이 중요시되는 반전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된다.
배우들의 호연은 합격점이다. 합쳐서 연기경력 103년인 박근형과 윤여정에 말이 필요없는 조진웅,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한지민, 통통 튀는 연기로 매력을 발산한 황우슬혜의 호흡은 웃음을 유발한다. 문가영과 찬열의 10대의 어설프지만 풋풋한 사랑도 볼만하다. 내달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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