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고봉밥'같다. 바구니 가득 진달래꽃이 한아름 담긴 그림, 중장년에겐 잊을수 없는 추억을 재생시킨다.
'먹었던 꽃잎'의 아련한 그리움까지 불러낸 작가 김정수(59)는 이 그림으로 '진달래 작가'가 됐다.
2004년 파리에서 귀국전을 시작으로 등장한 진달래는 미술시장에서 그야말로 히트를 쳤다. 정과 그리움의 고유한 정서를 접목한 그림은 각박하고 거친 세상에 비타민이 됐다.
대소쿠리가 터지도록 한가득 담긴 분홍색 꽃잎과 허공에 흩뿌려 하늘하늘 날리는 진달래꽃잎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미술시장 호황이던 2007년에는 '그림이 없어 못 팔정도'로 인기작가로 급부상했다. '진달래'는 일본과 미국등 국내외에서도 통했다. 2008년 일본 도쿄 기쿠다갤러리의 초대전에서는 출품작이 모두 팔려나갔다. 미국 시카고 시애틀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전시에서는 그림을 보고 울어 눈이 퉁퉁 부은 교포들로 진풍경을 이루기도했다.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인기비결은 생동감이다. 진짜 진달래꽃잎같은 생생한 터치가 압권이다.
'실경산수'처럼 눈앞에서 직접 보고 그리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전히 봄이면 강화도, 강원 영월과 정선 등지를 찾아 진달래꽃을 스케치하고 있다.
4월 1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은 더 풍성하고 더 생생하다. 1,2층 전관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 타이틀은 '축복'. '어머니의 아가페(희생)적인 사랑의 축복' 시리즈로 구성됐다.
작가는 "어렵고 힘든 시절, 먹을 것도 없고 자식을 잃고 모든 것에 절망했을 순간에도 어머니들은 봄이면 뒷동산으로 나물을 캐러 가셨다. 가난과 전쟁으로 피폐했던 나라가 오늘날 발전한 나라가 된 것은 이땅의 어머니들의 무한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힘때문에 가능했다"며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차려준 고봉밥처럼 진달래 꽃잎으로 그 마음을 녹여냈다”고 말했다.
100호 이상 대작 10여점을 비롯하여 60호, 40호, 30호 등 비교적 큰 작품 50여점 선보인다. 가장 인기있는 바구니에 담긴 진달래꽃을 비롯해 징검다리 위에 놓인 진달래꽃, 햇빛에 반짝이는 맑고 아름다운 진달래꽃으로 전시장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전시는 4월 14일까지.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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