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지난 주말 열린 서울 이랜드 FC의 홈 개막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골을 성공시킨 FC안양 김선민 선수의 왼쪽 발목에 있는 큰 수술 흉터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울산 현대 호랑이에서 임대로 영입된 김 선수는 29일 오후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서울 이랜드 FC와의 경기에서 팀이 0대 1로 끌려가던 후반 4분 감각적인 왼발 슈팅을 골로 연결시켜 팀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김 선수는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멋지게 왼발 중거리 골을 터트렸지만 그의 발목에는 깊은 상처가 있다.
얼핏 보기에도 세로로 길게 새겨져 있는 상처는 15센티가 족히 넘어 보인다. 평소에는 긴 축구 스타킹으로 가려져 흉터 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도 없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상처는 그의 축구 인생을 닮아있다.
큰 흉터 자국은 2011년 겨울에 생겼다. 2010년 수원공고를 졸업하고 야심차게 진출한 일본 가이나레 돗토리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치르다 상대의 태클로 발목이 골절됐다. 그래서 15센티의 철심을 박았다. 꿈을 키운 운동장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무려 6개월이나 걸렸다.
재활도 쉽지 않았고 일반인은 생각하지 못할 고통도 뒤 따랐다. 친한 친구 하나 없는 일본에서 외롭고 힘든 날이 반복됐다.
발목이 괜찮을 만하면 통증이 재발하고 상처도 제대로 낫지 않았다. 후유증도 뒤 따랐다. 멋진 중거리 골을 터트린 그의 왼쪽 발목은 온전히 펴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평소에는 왼발 슈팅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제대로 펴지지도 않는 왼발로 슈팅을 때리면 가슴 깊숙이까지 전해지는 통증 때문에 괴롭다. 왼쪽 발목 강화를 위해 밴드 운동(고무줄로 근력을 기르는 운동)을 하는 것이 그나마 통증을 줄여준다. 하루라도 밴드 운동을 거르면 왼쪽 발목이 뻐근해 지고 불편해 진다.
서울이랜드FC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환상적인 골도 왼쪽 발등에 힘을 줘서 힘차게 때린 게 아니다. 평소에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 발을 써야 했기에 발목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발목 안쪽으로 감아 찬 것이 골로 연결되었다.
한편 프로 데뷔골을 멋진 왼발 골로 성공시킨 김 선수는 “큰 의미가 있는 골이다. 팀에게 도움이 된 골이기도 하지만 왼쪽 발목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을 날려버릴 수 있었던 골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좋은 날만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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