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매년 서울에서 혈세를 투입하는 각종 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콘텐츠 부실, 운영능력 부족 등 탓에 상당수 낙제점 수준으로 평가됐다.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서 우후죽순격으로 펼쳐지는 축제에 수 십억원의 예산을 들이는데 반해 대내외적 만족도는 떨어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서울문화재단이 펴낸 '2013 문화예술축제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하반기 서울시 자체(10개) 및 시비 지원을 받는 자치구(10개) 축제 20개를 골라 분석한 결과 평균은 68.9점(10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가~라 4개 등급으로 나눴을 땐 가(80점 이상) 2개, 나(70~80점 미만) 7개, 다(60~70점 미만) 8개, 라(60점 미만) 3개였다. 전체 중 절반 이상(55%)이 기준 이하의 등급을 받은 셈이다. 가 등급에는 은평누리축제와 한성백제문화제 2개만이 올랐다.
서울시 자체 축제의 달성도는 65.2점으로 자치구(72.7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실제 등급별 분류에서도 서울등축제와 서울사진축제가 나 등급에 속했을 뿐 나머지는 자치구 일정이 모두 차지했다.
최하위 라 등급에는 국악한마당2013축제, 서울드럼페스티벌2013, 제6회 도봉산축제 3개가 선정돼 불명예를 안았다. 이들의 평균 점수는 51.3점에 그쳤다.
특히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 주최로 16억여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제10회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다 등급에 머물렀다. 시가 서울의 대표 거리예술축제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벤트다.
세부적으로 전문분야 선도성을 제외한 이외 구분에서 가 등급은 전혀 없었다. 당시 컨설팅 의견으로 △축제 정체성 살리지 못함 △소통 부재 △효율적 공간운영 시급 등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들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각기 축제들이 고른 달성도를 보이고 있지만 업무 담당자들의 잦은 인사이동에 따른 노하우 미전수, 차별성 없는 붕어빵식 프로그램 등을 공통적 문제점으로 꼽았다.
20개 축제에 대한 관객의 전반적 만족도는 74.6점으로 다소 양호하게 나타났다. 응답자 질문에서도 총 2139명 중 72.3%가 '대체로 괜찮다'고 답했다.
서울문화재단은 평가를 통해 축제가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과 별개로, 좋지 못한 콘텐츠와 운영능력이 부족한 축제들은 과감하게 예산 삭감 등 조치로 선별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14명의 전문가 평가단이 4개월에 걸쳐 현장 모니터링과 관계자 인터뷰, 서면 및 현장평가, 결과 보고 등 일정으로 펴냈다. 종합 결과는 공통·유형별 지표, 관객 만족도 조사 결과를 7대 2대 1의 비율로 합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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