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사 리노베이션 '무늬만 시민청'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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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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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청 시민위탁운영과 대조

광주시는 최근 시청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리노베이션 작업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지만 시민이 빠진 무늬만 시민청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광주시는 최근 시청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리노베이션 작업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지만 시민이 빠진 무늬만 시민청이라는 지적이다.
광주시가 시장 취임 1주년인 오는 7월 개관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8개월간 진행했던 시민위주의 논의가 결국은 관위주의 관리, 운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행정목적 위주로 활용돼 온 시청사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형 생활공간으로 재단장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해 최종 확정하고 사업을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7월 아이디어 구상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토론회, 리서치, 전문가 릴레이 워크숍 등을 거쳐 제시된 총 1192건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시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청사 1층을 시민숲도서관, 시민모임공간(시민숲둥지), 안전체험관, 로컬푸드 판매점, 디자인숍, 장애인생산품 전시관, 문화콘텐츠 전시관, 열린광장, 홍보관, 1인 시위공간(발언숲), 카페, 키즈공유센터, 다목적홀(영화관 등)을 새롭게 배치하거나 공간을 재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로컬푸드 판매점, 디자인 숍, 장애인 생산품 전시관 등은 일종의 상품 판매 외에 시민 참여라는 본 의미를 찾기 힘들고 안전체험관, 열린광장 홍보관 등은 기존의 홍보관 등을 리모델링한 정도라는 평가다.  

'계획부터 확정까지 시민들이 직접참여'라고 발표는 했지만 공간 관리와 운영 주체를 놓고도 논의단계에서 '시민이 운영해야 의미를 살릴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어도 시 관련 부서로 한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이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민청사가 돼야 하지만, 청사 공간의 열쇠는 시민이 아닌 시가 갖고 있어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1인시위공간(발언숲)의 예처럼 시민들이 솔선수범해 자유로운 발언대를 만들어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시가 관리한다면 애처 기획의도를 어떻게 살릴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  

서울시의 경우 리모델링한 시민청을 서울문화재단에 운영을 맡겨 토론·전시·공연·강좌·놀이 등 각종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열린 '새 시민공간 창의대회'에서 시민청사 용역을 맡은 티팟 조주연 대표는 "시민들이 청사를 자기들 것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운영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민 아이디어 공모에서 나온 외부 잔디광장 연결 결혼식장 활용이나, 야외마당 개방은 2단계 사업으로 밀렸다. 시는 시민들의 제안이 좋지만, 예산 문제로 향후 2단계 사업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노베이션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한 기획자는 "초반부터 모든 것을 시민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운영으로 청사 내 공간을 시민들에게 주지 않는다면 무늬만 시민청사라는 오명을 쓸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청사 리노베이션사업 관련 예산이 지난해 의회에서 적절성 논란으로 대폭 삭감됐다가 가까스로 10억원이 되살아난 상황이다. 1단계 리노베이션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야 2단계 사업 예산 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번 시민청사 리노베이션은 구조적인 형태변경 위주로 진행하는 1단계에 불과하다. 이 단계에서는 위탁운영이 따로 필요 없는 단계다"며 "그 이후에 시민들이 제안한 내용위주로 2단계를 진행할 때 운영예산을 세워 위탁 운영할 계획이고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시민청사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청사리노베이션은 4월까지 실시설계,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해 윤장현 시장 취임 1주년인 7월초에 시민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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