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서민들이 즐겨 먹는 간식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로 김밥, 떡볶이 등 2000~3000원의 쌈짓돈으로 한끼를 때울 수 있던 음식이 1만원을 넘은 지 오래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김밥 한 줄에 1만원, 빙수 한 그릇에 2만원, 치킨 한 마리를 2만원 이상에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이 가장 대표적이다. BBQ가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 선보인 '몬스터치킨 콤보'는 현재 2만3000원이고, 네네치킨의 '양파닭 순살'은 2만원이다. 치킨 한 마리에 감자나 양파튀김 등이 추가된 제품은 이미 2만원을 넘겼다.
BHC에서는 배달매장 기준 '순살뿌링클 핫' 1만9900원, '순살파닭'·'순살 떡강정' 각 1만9500원, '순살뿌링클'·'순살치킨강정' 각 1만9000원 등의 순살 제품이 1만9000원대다.
네네치킨은 가맹점에 따라 가격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순살 제품 중 네네마늘치킨·쇼킹핫양념치킨·스노윙치킨·오리엔탈 파닭 등이 1만9000원이다.
치킨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기존 치킨 메뉴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닭고기 값은 하락세를 보여 가격 인상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닭고기 도계 중품 1㎏의 연평균 소매가격은 5613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올해 들어서도 3월(1∼27일) 평균 닭고기 소매가격은 5502원으로 작년 3월(6015원)보다 8.5% 하락했다.
대표적인 국민 간식 김밥도 한 줄에 1만원을 육박하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쿨푸드가 판매중인 스팸마리의 가격은 8000원이다.
그동안 국내 김밥 시장은 ‘김밥천국’, ‘김밥나라’ 등 분식집 스타일의 전문점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1000원 김밥’이나 ‘야채 김밥’ 등 이들 분식집의 대표 메뉴는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에 좋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이른바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들이 문을 열고 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열풍을 몰고 온 죠스와 아딸은 각각 '바르다 김선생'과 '가마솥김밥'을 통해 고급 김밥을 선보이고 있다.
빙수 가격도 무서울 정도다. 설빙은 오래전부터 1만원에 육박한 빙수 제품들을 판매해 오고 있다.
최근 위키드스노우(눈꽃마녀)는 생딸기케익빙수 1만6000원, 초콜릿케익빙수 1만7000원 등 2만원 대에 이르는 케익빙수를 출시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나뚜르팝도 474㎖ 용량 제품을 1만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버거킹이 판매중인 베이컨치즈갈릭스테이크버거 세트도 1만300원으로 1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저가 위주였던 간식 시장에 비싼 메뉴가 등장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하려는 ‘틈새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더 끌어 판매량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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