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백혈병 환자의 예후 등 치료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백혈병으로 처음 내원한 환자의 골수에 나타난 줄기세포 미세환경 기질세포들의 변화를 살펴,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 보다 효과적인 의학적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가톨릭대학교 기능성세포치료센터의 소장인 오일환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김진아 박사(제1저자)가 수행하고 예방의학교실 임현우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소장인 이종욱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암 연구의 권위 학술지인 '캔서 리서치지(Cancer Research)' 3월 19일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무엇보다 백혈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백혈병 세포가 정상 줄기세포를 지지하는 미세환경을 어떻게 변환 시키는지가 세계적인 관심의 초점이었다.
연구팀이 급성백혈병 환자들의 골수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백혈병세포들은 정상 줄기세포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줄기세포 지지세포들의 유전자발현 프로그램과 지지기능을 변환시켜, 골수내의 줄기세포 미세환경을 색다르게 재구성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렇게 백혈병세포들에 의해 재편된 줄기세포 미세환경은 정상줄기세포에 대해서는 억제효과를 내는 대신 백혈병세포는 증식하도록 차별적으로 허용해 결국 인체 내에서 정상줄기세포는 소실되고 백혈병세포만 자라게 함으로써 백혈병증세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각각의 급성 백혈병 환자마다 줄기세포 지지세포들이 재편되는 정도가 다르며, 이러한 차이를 통해 급성백혈병 환자가 치료 후 장기간 완치상태를 유지할 지 또는 재발위험이 높을 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지지세포의 초기 변화양상을 급성백혈병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고, 보다 효율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성 백혈병의 재발은 환자의 치료 성적과 생존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본 기술을 이용해 재발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의 환자들을 미리 발굴하고 대책을 세우는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기술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여 보다 많은 규모의 백혈병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강화하고, 통계적 검증을 통해 새로운 진단기술 및 바이오 마커로 개발할 예정이다.
오일환 교수는 “정상 줄기세포 조절에 관여하는 골수의 미세 환경이 급성 백혈병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며 임상예후를 예측하는 마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사전에 재발방지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의학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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