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저성장 기조 따라 임원 연봉도 하락…'나홀로 상승' CEO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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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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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리차드 힐 전 SC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아주경제 장슬기·홍성환 기자=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금융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일부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들의 보수가 크게 증가해 눈총을 받고 있다. 또 고배당을 통해 대주주들이 큰 이익을 챙겨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며 리차드 힐 전 SC은행장은 2013년 연간 보수가 11억56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배가 훌쩍 넘는 27억1900만원을 챙겼다. 특히 이 가운데 상여금만 21억원에 달했다. SC은행은 지난해 794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같은 기간 연간 보수총액이 13억3800만원에서 17억3700만원으로 4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급여가 7억9100만원, 상여금이 9억4600만원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지난해 16억5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전년(8억6200만원)의 2배 넘게 웃도는 금액이다. 보상위원회에서 경영실적에 따라 책정한 인센티브를 포함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 및 은행 CEO들의 연봉은 소폭 하락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받은 보수가 12억3300만원으로 전년(13억98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줄었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2억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13년(13억1000만원)보다 1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지난해 11월 사퇴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9억32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행장의 2013년 연봉은 10억3100만원이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5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배당을 통해 대주주나 CEO가 이득을 챙기는 사례도 잇따랐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 사장과 15명의 임원은 물론 모든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406명을 희망퇴직시킨 메리츠화재가 배당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순이익이 1127억원으로 지난 2013년과 비슷했지만 배당액은 32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동부화재의 경우 2013년 3886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4003억원으로 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배당은 633억원에서 918억원으로 45% 급증했다. 이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2013년보다 95억원이 많은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사의 과도한 배당이나 CEO 보수 책정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법상 한도를 넘는 게 아니라고 해도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동의하고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배당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감독기관 등에서 배당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으로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퇴직금 46억원 포함 71억63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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