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험한 자본주의 실험'...네일숍·스마트폰 매장 등장…독일언론 조명

"경제 자유화의 작은 신호탄…북한의 제 1세대 기업가들 한몫"

▲ 지난해 가을 평양 시내 광경. 세련된 모습의 중년 여성이 궤도전차 옆을 지나가고 있다. [출처= 유튜브 'RT Documentary'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독일 언론이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한 자본주의 실험’을 집중 조명했다. 

주간지 슈테른은 1일(현지시간) 독일 기업가 닐스 바이젠제(35)씨의 말을 인용해 “수개월에 한 번 꼴로 대대적인 선전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북한이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자본주의 실험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험한 자본주의 실험'이라고 한 이유는 시장 경제 확대가 북한 주민들의 정보 교류를 활성화시켜 개혁·개방 열망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에서 북한 주민에게 외식업 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바이젠제 씨는 슈테른에 “많은 신제품이 필요한 북한 정권이 기업가들에게 점점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고 있다”며 “(북한) 기업들은 최근 고객카드를 시험적으로 도입했고 자정까지 영업하는 상점도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기업가들은 외국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테른은 “북한산 평화자동차 광고가 등장하고 삼지연 태블릿 PC를 파는 상점, 네일숍, 고급 레스토랑에 이어 스마트폰 매장도 생겨났다”며 “심지어 평양 시내에는 앱스토어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접근이 차단된 탓에 앱스토어에선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에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

북한 거리에는 점점 더 많은 택시가 다니고 사람들은 회색이나 검은색 대신 유행을 따라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는다고 슈테른은 전했다. 잡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제 자유화의 작은 신호탄”이라며 “그 배후에는 북한의 제1세대 기업가들이 있다”고 풀이했다.

바이젠제 씨는 2년 전부터 북한에서 관리자를 교육하는 싱가포르의 대북 교류단체 '조선교류(조선익스체인지)' 명예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 교육 프로그램에 이미 북한 주민 800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교육 과정에서는 초등학교 수준의 기초적 시장경제 원리와 고객이 원하는 것과 상표가 필요한 이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이유 등 계획경제 체제하에선 필요 없었던 내용을 가르친다고 슈테른은 부연했다.

바이젠제 씨는 “처음에는 회사 설립과 관리 방법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었으나 북한 사람들이 ‘장사에 성공하려면 레스토랑의 벽은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하느냐’고 물어왔다”고 말했다. 슈테른은 “바이젠제 씨의 교육 프로그램이 성공했고, 북한 시내에는 밝은 색으로 치장한 카페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과거 언젠가 커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