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한 잘못된 상황 판단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AIIB 의사결정의 투명성 결여 등을 지적하며 참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 불참했지만 참가국 규모가 예상밖으로 50개국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자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 "AIIB 설립 관련한 미국 대응 엉망"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행사에서 AIIB 설립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엉망이었다면서 그런 식으로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AIIB 설립을 중국의 권력 장악 시도로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이 투명성과 규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기회로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같은 국제기관에서 미국이 보유한 투표권을 조정하는 미 의회 내 작업이 지연되면서 중국이 AIIB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IMF와 WB에서 미국이 가진 투표권이 과도하다고 비판해왔다. 올브라이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2001년 국무장관을 지냈다.
미국외교가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2년 정도 남았는데 레임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란과의 핵협상도 성사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전망했다.
◇ 일본 "이렇게 많은 나라들 AIIB 참가, 예상치 못해" 침통
일본 정부 안팎에서도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더해 한국도 AIIB 참가를 결정한 상황에 대해 "이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참가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애초 45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사태를 상정하지 않은, 외교의 오산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당 일각에서 중일관계 개선, 일본 기업의 이익 등을 감안해 조기에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31일, AIIB 참가 문제에 대한 자민당 내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는 현재 대(對) 중국 강경론자가 다수파여서 AIIB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지만 미국이 가입을 택하면 일본도 따르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집권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은 더 적극적이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아시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유연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AIIB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큰 도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 정부가 가입을 결정한 AIIB가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주최한 재외공관장 초청 오찬 행사에서 "AIIB는 그동안 만성적인 재원 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아시아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현재 AIIB 지분율 구성에 대해 집중 논의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각 나라의 AIIB지분 배분을 경제력을 기준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아시아 역내국·역외국 배정, 국내총생산(GDP)을 명목 또는 실질 기준으로 하느냐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역내 기준으로는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GDP 규모가 3위지만, 지분율이 3번째가 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우리나라의 지분율에 대해 "GDP 규모를 갖고 계산해보면 5% 전후나 5%를 조금 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호주 참여시 역내에서 중국·인도·호주에 이어 4번째로 지분율이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당국자는 단순 계산을 전제로 중국의 지분에 대해 "한 30%대 중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AIIB 에 참여하기로 한 국가가 50개국에 육박한 점을 감안해 중국 지분율이 50%를 한참 밑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총재 등 AIIB 내의 인사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어서 한국을 포함한 참여국들이 물밑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AIIB 의사결정의 투명성 결여 등을 지적하며 참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 불참했지만 참가국 규모가 예상밖으로 50개국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자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 "AIIB 설립 관련한 미국 대응 엉망"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행사에서 AIIB 설립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엉망이었다면서 그런 식으로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AIIB 설립을 중국의 권력 장악 시도로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이 투명성과 규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기회로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같은 국제기관에서 미국이 보유한 투표권을 조정하는 미 의회 내 작업이 지연되면서 중국이 AIIB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IMF와 WB에서 미국이 가진 투표권이 과도하다고 비판해왔다. 올브라이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2001년 국무장관을 지냈다.
미국외교가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2년 정도 남았는데 레임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란과의 핵협상도 성사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전망했다.
◇ 일본 "이렇게 많은 나라들 AIIB 참가, 예상치 못해" 침통
일본 정부 안팎에서도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더해 한국도 AIIB 참가를 결정한 상황에 대해 "이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참가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애초 45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사태를 상정하지 않은, 외교의 오산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당 일각에서 중일관계 개선, 일본 기업의 이익 등을 감안해 조기에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31일, AIIB 참가 문제에 대한 자민당 내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는 현재 대(對) 중국 강경론자가 다수파여서 AIIB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지만 미국이 가입을 택하면 일본도 따르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집권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은 더 적극적이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아시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유연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AIIB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큰 도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 정부가 가입을 결정한 AIIB가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주최한 재외공관장 초청 오찬 행사에서 "AIIB는 그동안 만성적인 재원 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아시아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현재 AIIB 지분율 구성에 대해 집중 논의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각 나라의 AIIB지분 배분을 경제력을 기준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아시아 역내국·역외국 배정, 국내총생산(GDP)을 명목 또는 실질 기준으로 하느냐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역내 기준으로는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GDP 규모가 3위지만, 지분율이 3번째가 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우리나라의 지분율에 대해 "GDP 규모를 갖고 계산해보면 5% 전후나 5%를 조금 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호주 참여시 역내에서 중국·인도·호주에 이어 4번째로 지분율이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당국자는 단순 계산을 전제로 중국의 지분에 대해 "한 30%대 중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AIIB 에 참여하기로 한 국가가 50개국에 육박한 점을 감안해 중국 지분율이 50%를 한참 밑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총재 등 AIIB 내의 인사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어서 한국을 포함한 참여국들이 물밑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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