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상준 미래에셋증권 홍콩 대표 "후강퉁 직접매매 첫 진출…독자 경쟁력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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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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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준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대표. [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영업모델이 가장 중요해요. 어떻게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현지에 뿌리를 내리느냐, 이런 전략적인 고민이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김상준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대표는 해외진출에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에 방점을 찍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 증권업계 해외진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는 곳이 수두룩하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후강퉁(상하이ㆍ홍콩 증시 교차매매) 주식 직접매매 및 자산 위탁관리(커스터디) 시장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진출하는 등 안착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준 대표는 이를 가능하게 한 노하우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후강퉁 직접매매ㆍ커스터디 첫 진출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2007년 1월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아 업무를 시작했다.

납입자본금만 2억5300만 달러로 홍콩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증권회사 16곳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다. 브라질과 베트남, 미국, 중국 상하이에 자회사도 설립해 중간지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가증권부문에서 거래와 자문 관련 라이선스도 획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홍콩증권거래소 회원사로 결제회원 자격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독자적인 주문체결과 결제, 청산, 유가증권보관(커스터디)이 모두 가능하다.

3월 말 현재 홍콩에 있는 500여개 증권사 가운데 후강퉁 주식 직접매매가 가능한 증권사는 108개뿐이다. 대부분 글로벌 투자은행(IB) 자회사이거나 중국계 회사로, 한국계로는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상준 대표는 "참여 증권사 가운데 일부는 인프라 부족으로 글로벌 은행을 통해 간접 서비스를 하지만, 미래에셋은 자체 인력과 시스템을 통해 독자적으로 매매, 결제, 보관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독자 시스템을 갖춰 안정성 수준은 동등한 반면, 수수료 면에서는 다른 회사보다 경쟁력 있는 요율체계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부터 현지화에 철저히 주력해 온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홍콩에 온 한국계 증권사 대부분은 아직 한국물 주식 위탁영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와 달리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홍콩물 위탁매매 분야에서 월등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일본과 싱가폴, 호주 같은 다른 아시아 증시에 대한 위탁매매 서비스도 제공한다.

물론 미래에셋증권도 해외에서 흔히 거치는 부진을 겪었다. 글로벌 증시가 침체됐던 2013년에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상준 대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핵심 영업기반은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조직을 슬림화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렵지만 앞선 의사결정 덕분에 2014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유지했던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후강퉁에서 새 영업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자산관리 영업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다.

김상준 대표는 "좋은 인재를 더 영입하고 고객기반을 넓혀, 한국에서 쌓아 온 '자산관리 명가 미래에셋'이라는 이미지를 홍콩에서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산이 있는 분야 선택과 집중

김상준 대표가 홍콩법인에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문을 연 지 4년째에 접어드는 2010년 3월부터다. 2013년 대표직에 올라 법인을 총괄하기 시작했고, 올해로 6년째 홍콩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김상준 대표는 "홍콩은 웬만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모두 진출해 있고, 중국 본토 모회사를 통해 막강한 자금력과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는 중국계 증권사가 즐비한 상황"이라며 "주식위탁매매시장만 해도 상위 65개사 시장점유율이 약 89%에 이르고, 400여개 중소형 증권사가 나머지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격전지에서 필요한 것은 물론 경쟁력이다.

김상준 대표는 "이제는 우리 증권업계도 해외진출 역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고, 시행착오를 참고한다면 비싼 수업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영업분야를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은 중국 본토는 직접진출을 통한 독자영업보다는 우량 파트너와 합작법인이나 현지 증권사와 제휴를 통한 간접진출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 일정에 맞춰 시장개방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김상준 대표는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상하이자유무역지구와 광동자유무역지구를 통한 접근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강퉁이나 선강퉁(선전ㆍ홍콩 증시 교차매매)을 통한 주식시장 개방, 중국 본토와 홍콩 간 펀드 교차판매 허용, 위안화 국제화 허브로서 홍콩 위상을 감안하면 중국ㆍ홍콩 간 벽은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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