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사진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던 사하 선셋로드의 장관이 걷기 열풍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부산 사하구 몰운대에서 을숙도로 이어지는 길이 낙조와 생태·문화가 어우러진 부산의 가장 아름다운 길로 지역전문가와 향토사학자들에게서 최근 선정됐다.
'사하 선셋로드'로 지칭된 이 구간은 몰운대(다대포객사·정운공순의비)~다대포 해변공원~아미산 전망대~홍티아트센터~포구(홍티‧보덕‧장림‧하단)~노을나루길~낙동강하구둑~을숙도 문화회관~낙동강하구 에코센터의 15㎞에 달하는 낙조길로 전국적 명성을 자랑한다.
기자가 찾은 이곳은 붉게 물든 낙조와 낙동강에 드넓게 펼쳐졌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낙동강하구 모래톱의 신비로운 광경이 마치 인간의 고뇌를 씻어낸 듯한 홀가분함을 선사한다. 전국의 사진 전문가들이 몰려들고 있는 이곳은 최근 아름다운 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낙동강하구 아미산전망대와 함께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이곳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아미산 노을마루길이 만들어지면서 새롭게 변신했다.
특히 다대포해수욕장에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에 이어 해변공원까지 조성되면서 그동안 휑하던 사장의 분위기를 벗고 푸른 녹음을 자랑하는 친수공간으로 바뀌었다.
울산에서 온 관광객 최미영(47·여) 씨는 "가끔 부산을 찾아온다. 사실 해안가 풍경은 울산도 좋은 곳이 많다. 하지만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이곳을 알게돼 방문하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본 그 어떤 풍경보다 멋졌다"라며 감탄을 자아냈다.
창원에서 온 김숙자(51·여) 씨는 "친구들과 여행을 자주 다니지만, 주로 산행을 많이 한다"며 "아미산 노을 마루길에서 바라본 해질녘 모습은 정말 최고였다"라고 말했다.
홍티포구, 보덕포구, 장림포구, 하단포구 등 도심에서는 접할 수 없는 포구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길의 백미다. 현재 포구들의 특징에 맞춘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하면서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관광시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홍티포구에는 무지개공단 근로자들의 문화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홍티아트센터와 홍티문화공원이 만들어지면서 문화예술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 일대 마을에 예술촌 조성사업도 진행 중이다.
홍티아트센터 프로그램 매니저 안희정 씨는 "이곳은 설치미술 작가들이 중심이 돼 작업과 발표를 동시에 하고 있다"면서 "향후 문화벨트 창작공간으로 조성되면 주변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림포구에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어묵단지를 추진 중이다. 하단포구는 주민들의 운동 및 휴식공간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포구를 따라 올라가면 을숙도대교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낙동강을 따라 벚꽃과 철쭉이 심겨진 친수공간인 '노을나루길'이 이어진다. 발밑에 낙동강이 펼쳐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곳곳에 조성된 휴식공간과 예술조형물, 그리고 스토리텔링 간판에 걸음마저 가벼워진다.
이 길의 끝자락에서는 철새낙원과 생태보고지로 꼽히는 을숙도를 만난다. 상단부에는 얼마 전 개장한 을숙도 생태공원이 넓게 펼쳐지고 지난해부터 을숙도에서 출발해 화명과 물금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생태탐방선이 운항돼 뱃길 체험도 가능해졌다. 을숙도 하단부에는 큰고니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공원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자연은 늘 우리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시련을 안겨준다. 인간이 자연을 버릴 순 있어도 자연은 인간을 늘 품고 살아간다. 특히 역사와 문화 그리고 태고적 신비의 생태는 인간에게 큰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