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텐트·침낭·코펠 등 등산용품 전문 판매업체인 에코로바가 불공정 하도급 횡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체는 하도급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를 앞장세우고 영세한 납품업체를 한 순간 무너트린 악덕업체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등산용품 제조업체인 에코로바의 불공정한 하도급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5300만원을 부과한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코로바는 지난 2012년 6월 29일 수급사업자에게 등산화 6만 켤레(4종)를 제조위탁하면서 부당 발주취소와 하도급대금을 지연지급했다.
이 업체는 2012년 8~9월 동안 3회에 걸쳐 1차 납품한 2만 켤레 하도급대금 4억5975만원 중 2억500만원에 대한 지급기일(최소 18일에서 최대 39일까지 지연지급)을 넘겼다.
1차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한 수급업자는 2차 납품분인 4만 켤레에 대한 납품기간을 맞추지 못했다. 에코로바는 이를 빌미로 발주를 취소하는 등 일방적인 횡포를 자행했다. 수급사업자는 결국 재무상황을 견디다 못해 그해 12월 폐업했다.
한 납품업체를 무너트린 에코로바는 나머지 2차 납품분을 중국하도급업체에 맡겨 납품받는 뻔뻔함도 보였다.
특히 에코로바의 자회사인 메아리아웃도어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건으로 연간매출액 및 상시고용종업원 수가 많아 하도급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에코로바가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원사업자로 적용됐다.
에코로바의 영업이사·담당직원들이 하도급거래의 단가·납기 등 주요 거래조건을 협의·결정한 사실 때문이다. 2011년 12월 메아리아웃도어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에코로바 대표이사의 결재서명도 결정적 증거였다. 2012년 6월 발주예정서를 보면 에코로바 대표이사가 최종결재권자로 서명한 사실이 확인된 것.
한철기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은 ““에코로바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보면 에코로바 68.0%·메아리아웃도어 63.3%로 살펴볼 때, 메아리아웃도어는 에코로바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며 “에코로바는 하도급법 적용대상이 아닌 자회사명의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사실상 자신이 원사업자 역할을 수행한 불공정하도급거래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적용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당사자 적격성 여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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