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학과제 폐지를 추진 중인 중앙대가 교내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철거해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5일 중앙대 학생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지난 3일 오후 흑석동 서울캠퍼스 곳곳에 게시된 구조조정 관련 대자보 수백여장을 철거했다.
철거된 대자보는 대부분 학생들이 게시한 것이며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가 게시한 것도 있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아 선전효과가 좋은 법학관 지하 1층 벽면에서도 남아있는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철거된 대자보는 일부 벽면에서 찢겨 나간 흔적도 남아 있었다.
학생들은 "중앙대 구성원의 목소리가 구겨지고 찢겨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고 반발했다.
공대위는 "대학본부는 학칙에 따라 허가받지 않은 게시물을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학칙에는 신고제로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자보 철거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게시물'을 떼내라는 대학본부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대학본부가 진정으로 학생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이러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구성원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철거한 대학본부는 사과와 함께 게시물 검인 절차를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중앙대 대학본부는 작년 1월 파업 중이었던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대자보를 철거했으며, 같은 해 5월에는 '대학 기업화에 반대한다'며 자퇴한 학생의 대자보와 이를 지지하는 대자보도 잇따라 철거해 논란을 일으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